(사진=KBS2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데뷔 20년이 훌쩍 넘은 라미란에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보다는 캐릭터가 라미란이라는 배우를 만나 빛을 발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라미란은 지난 29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서 조연화 역을 맡았다. 그의 열연은 ‘육체 임대’라는 판타지 요소에도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하고 공감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라미란이 연기한 조연화는 극 중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며느리였다. 이 같은 설정은 라미란이 앞서 출연한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 ‘응답하라 1988’(2015~2016) KBS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에서의 캐릭터와 일맥상통한다. 라미란은 능숙하게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다정한 엄마, 싹싹한 며느리인 조연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전작들과 다른 지점도 분명 있었다. 사고로 죽은 남편 송현철B(고창석)의 영혼이 송현철A(김명민)의 몸에 깃들면서 연화의 멜로가 그려졌다. 다만 그의 멜로는 애처로웠다. 남편의 영혼과 몸 주인의 기억이 혼재하면서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을 버리고 현철A의 아내인 선혜진(김현주)을 택하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연화의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새롭기도 했다.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빗속에서 오열하는 라미란의 모습은 그의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얼굴이었다. 그간 라미란에게는 ‘코믹’이나 ‘신 스틸러’ 등의 표현이 따라붙었다. 배우 자체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과 뚜렷한 개성 때문인데, 이는 칭찬인 동시에 그에게 주어질 기회를 제한시키기도 했다. 이에 ‘우리가 만난 기적’은 라미란 표 멜로를 통해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 작품이다. 최근 안방극장에는 30~40대 여자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JTBC ‘미스티’의 김남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 SBS ‘키스 먼저 할까요’의 김선아 등이다. 이들의 활약은 사랑 이야기가 젊은 배우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러나 데뷔 초부터 멜로 주인공을 맡아왔던 김남주·손예진·김선아 등과 비교하면 라미란은 22년의 무명 시절을 경험하고 수많은 엄마와 아내, 며느리 캐릭터를 거쳐 마침내 멜로 주인공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데서 의미가 남다르다. 라미란은 2016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 당시 “내가 원하는 멜로는 지금의 내 상태에서 하는 보통 사람의 멜로”라며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나오는 먼 나라 얘기 같지 않은, 옆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의 바람대로 라미란의 보통 멜로를 앞으로 더욱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우리가 만난 라미란의 멜로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5.30 11:02 | 최종 수정 2136.10.26 00:00 의견 0
(사진=KBS2 방송화면)
(사진=KBS2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데뷔 20년이 훌쩍 넘은 라미란에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보다는 캐릭터가 라미란이라는 배우를 만나 빛을 발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라미란은 지난 29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서 조연화 역을 맡았다. 그의 열연은 ‘육체 임대’라는 판타지 요소에도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하고 공감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라미란이 연기한 조연화는 극 중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며느리였다. 이 같은 설정은 라미란이 앞서 출연한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 ‘응답하라 1988’(2015~2016) KBS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에서의 캐릭터와 일맥상통한다. 라미란은 능숙하게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다정한 엄마, 싹싹한 며느리인 조연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전작들과 다른 지점도 분명 있었다. 사고로 죽은 남편 송현철B(고창석)의 영혼이 송현철A(김명민)의 몸에 깃들면서 연화의 멜로가 그려졌다. 다만 그의 멜로는 애처로웠다. 남편의 영혼과 몸 주인의 기억이 혼재하면서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을 버리고 현철A의 아내인 선혜진(김현주)을 택하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연화의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새롭기도 했다.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빗속에서 오열하는 라미란의 모습은 그의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얼굴이었다. 그간 라미란에게는 ‘코믹’이나 ‘신 스틸러’ 등의 표현이 따라붙었다. 배우 자체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과 뚜렷한 개성 때문인데, 이는 칭찬인 동시에 그에게 주어질 기회를 제한시키기도 했다. 이에 ‘우리가 만난 기적’은 라미란 표 멜로를 통해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 작품이다.

최근 안방극장에는 30~40대 여자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JTBC ‘미스티’의 김남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 SBS ‘키스 먼저 할까요’의 김선아 등이다. 이들의 활약은 사랑 이야기가 젊은 배우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러나 데뷔 초부터 멜로 주인공을 맡아왔던 김남주·손예진·김선아 등과 비교하면 라미란은 22년의 무명 시절을 경험하고 수많은 엄마와 아내, 며느리 캐릭터를 거쳐 마침내 멜로 주인공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데서 의미가 남다르다. 라미란은 2016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 당시 “내가 원하는 멜로는 지금의 내 상태에서 하는 보통 사람의 멜로”라며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나오는 먼 나라 얘기 같지 않은, 옆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의 바람대로 라미란의 보통 멜로를 앞으로 더욱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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