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택시 탔다 이혼보증 서준 남다른 경험담
(사진=KBS1 방송화면)
[뷰어스=윤슬 기자] 엄용수가 이혼보증이란 독특한 경험을 한 일화를 밝혔다. 이혼보증은 사람에 따라 껄끄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엄용수에겐 진한 우정의 의미였다.
엄용수는 14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코미디언계에서 존경하는 선배로 전유성을 꼽았다.
엄용수는 "나는 후배들이 방송에 나와서 폄훼하는 것을 용인한다. 나는 웃기는 게 우선"이라며 이런 점을 선배인 전유성에게 배웠다고 설명했다. 전유성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엄용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욕심 없이 사는 분이다. 코미디 짤 때도 '용수야 난 못 웃기니까 네가 하라'고 말하는 소탈한 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각별한 관계는 이혼보증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엄용수는 "전유성 선배가 갑자기 나를 택시에 태우더니 이혼 서류를 구청에 등록해야 한다고 하더라. 안 그러면 형수님과 사셔야 한다며 절박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인정하고 이해해서 보증인으로 세운 것 같았다. 보증을 안 서면 서류가 무효가 된다고 해서 택시에서 내려 도장을 만들고 보증을 섰다. 그때 전유성이 '부담스러워 하지 마. 너 이혼하면 내가 보증 서줄게'라고 했다"고 돈독한 관계를 전했다. 말 끝에 "말이 씨가 된다고 내가 이혼을 두 번이나 했다"고 농을 치기도 했다.
특히 엄용수는 자신이 겪은 두 번의 이혼에 대해 "열심히 잘 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애를 많이 썼는데, 헤어지는 일이 생겼다. 그냥 엄용수의 헤어진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꼭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이라고 한다. 꼭 네 번 일 친 것 같다"고 남다른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엄용수는 "헤어지는 아픔도 코미디로 생각하는 거다. 나쁜 쪽으로만 보는 건 코미디언이 아니다. 내가 재판을 7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적나라하게 말한다"면서 "시청자 여러분이 그걸 크게 나무라지 않고 잘 봐주신 덕분에, 그 응원과 은혜 덕분에 오랫동안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굉장히 자중한다. 살아남아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보은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오랫동안 자신을 아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밖에 엄용수는 자신을 둘러싼 파란만장 인생을 함께 공개했다. 엄용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남한으로 넘어온 부모님 이야기부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함께 들려줬다. 그는 "이북에서 온 두명의 형을 둔 셋째"인 엄용수는 "동생 두명이 있었고, 북한에는 누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에게 효도하기 위해 어렸을 때 병원에 가서 쓰레기를 주워왔다. 폭탄이 떨어졌을 때 재빠르게 고물을 주워왔다. 폭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잽싸게 고물을 가져오면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았다"며 "그런데 아버지가 화투와 여자를 좋아해서 집안이 망했다. 돌아가실 때 관에 화투를 넣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엄용수는 이혼보증을 서 준 전유성 외에 故 정종철, 故 김형곤 등 절친했던 후배 개그맨들을 언급하면서 "김형곤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다보니까 건강을 못챙겼다. 양종철은 굉장히 훌륭한 후배인데 내가 잘 리드를 못했다. 그립고 보고싶은 사람"이라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엄용수는 "저도 나이가 67이다. 사람들이 왜 결혼 안하느냐고 묻는다. 사람인지라 외롭죠. 결혼하고 싶다. 하지만 제가 또 실패하면 코메디와 가정 모두가 망가지는 일"이라며 "웃길수 있느 날 까지는 끝까지 웃기고 더이상 웃길게 없다 그런 상황이 안되면 마지막 남은 세번째 결혼을 해도 늦지 않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엄용수는 1981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했다. 직접 밝힌 것처럼 두 번의 이혼을 겪었고 이미 가정을 이룬 두 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