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노윤정 기자] 동명의 인기 웹소설·웹툰을 기반으로 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극본 백선우, 최보림)가 인기고공 행진 중이다. 5.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이하 동일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지난 6회 방송에서 7.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인기 요인은 단연 유쾌하면서도 몰입도 높은 대본과 배우들의 차진 연기다. 극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며 변해가는 이영준(박서준)과 김미소(박민영)의 관계를 두 배우의 열연 속에 코믹하면서도 설레게 그린다. 이성연(이태환)까지 얽혀있는 세 사람의 미스터리한 과거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원작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통통 튀는 조연 캐릭터들도 극의 인기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짧은 등장에도 매번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세 사람, 강기영(박유식), 강홍석(양철), 표예진(김지아)이다.

#강기영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가장 원작 캐릭터와 흡사하다는 평을 받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박유식으로 분한 강기영이다. 극 중 박유식은 유명그룹 사장이자 이영준의 친구다. 이영준과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박유식은 시도 때도 없는 이영준의 자기 자랑과 고민 상담에 짜증을 내다가도 그룹 부회장이라는 이영준의 위치를 깨닫고는 곧 꼬리를 내린다. 원작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강기영은 이처럼 코믹 담당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극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한 강기영은 2014년 ‘고교처세왕’으로 브라운관에 진출했다. 드라마 데뷔작에서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첫 인상을 남겼다. 이후 ‘리셋’,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에 연이어 출연했으며, 2015년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제대로 눈도장을 찍는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강기영이 연기한 허민수는 다소 얄밉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작품의 인기와 본인의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강기영의 인지도는 높아졌다. 이후에도 강기영은 ‘돌아와요 아저씨’, ‘싸우자 귀신아’, ‘W’(더블유), ‘역도요정 김복주’, ‘터널’, ‘7일의 왕비’, ‘로봇이 아니야’ 등 다수 작품에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출연 당시에는 기존과 다른 섬뜩한 악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맡은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강기영의 능력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빛나고 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안경 등 외형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다. 웃는 모습이나 나긋나긋하면서 상대를 타이르듯 하는 독특한 화법. 강기영은 표정, 말투 하나까지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자넨 멈추는 게 좋을 거야. 인도지사로 발령 나기 싫으면”,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얘기하는데 왜 이렇게 정색해, 오너야~”라는 대사를 강기영만큼 맛깔스럽게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박서준과 박민영의 러브라인만큼이나 강기영의 등장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강홍석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강홍석이 연기하는 양철이라는 인물은 이영준의 수행비서다. 듬직한 풍채에 과묵한 입을 가진 인물. 수행비서의 정석 같은 모습이다. 그렇다보니 사내에서 존재감은 그다지 없다. 극에서도 크게 튈 것 같지 않은 캐릭터다. 그럼에도 강홍석은 등장하는 장면마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강홍석은 드라마 시청자보다 연극·뮤지컬 팬들에게 더 익숙한 배우다. 2011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로 처음 공연 무대에 올랐다. 이후 ‘크레이지 뱀파이어 파티’, ‘광해 왕이 된 남자’, ‘하이스쿨뮤지컬’, ‘킹키부츠’, ‘드라큘라’, ‘나폴레옹’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많은 팬덤을 보유한 인기 뮤지컬 ‘데스노트’에서는 사신(死神) 류크로 분해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출연한 ‘모래시계’에서는 야망 가득한 종도를 연기하며 악역에 도전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공연계에서는 입지를 굳혀가고 있지만, 드라마 데뷔는 늦은 편이다. 첫 드라마 출연작은 2017년 방영한 ‘시카고 타자기’. 극 중 강홍석은 강해보이는 비주얼에 여린 마음을 지닌 레스토랑 오너 셰프 원대한으로 분했다. 이어 차기작 ‘맨홀’에서도 우직한 양구길 캐릭터를 소화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전작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이어간다. 듬직하면서도, 이영준에게 넥타이를 매주려 하는 등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아직 드라마 출연작이 많지 않기에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연극·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줬듯이 강홍석은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의 범주가 넓은 배우다. 앞으로 강홍석을 안방극장에서도 다양한 배역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표예진

표예진이 분한 김지아는 이영준의 비서이자 김미소의 후임으로 유명그룹에 입사한 인물이다. 이제 막 첫 직장에 발을 들인 사회 초년생답게 의욕이 가득하다. 더불어 천진하고 해맑다. 단점이라면 눈치가 조금 없다는 점이랄까. 표예진은 자칫 철없어 보일 수 있는 김지아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고 상큼하게 그리고 있다.

표예진의 이력은 독특하다. 연예계 데뷔 전 표예진은 항공사 승무원으로 재직했다. 1년 6개월가량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연기에 매력을 느껴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단역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했고, 2015년 웹드라마 ‘72초’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다. 표예진이라는 배우를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쌈, 마이웨이’다. 극 중 표예진은 홈쇼핑 회사 인턴 장예진으로 분해 생기발랄한 매력을 발산했다. 구김살 없고 해맑은 성격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김지아와 닮아있기도 하다.

표예진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랑스러운 눈웃음과 밝은 에너지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당차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이처럼 표예진은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배우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귀엽고 밝은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현재 김지아는 우연치 않게 단벌신사 고귀남(황찬성)의 비밀을 알게 되며 그와 엮이게 된 상황.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극에 또 다른 웃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표예진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가 높아진다.

뷰어스 노윤정 기자 leti_dw@naver.com 노윤정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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