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2018년 1월부터 시행된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안에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크리에이터)가 등재돼 있다. 과거 취미로만 여겨졌던 1인 방송이 합법적인 수익활동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인 미디어 시장은 그 규모가 무려 2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밝은 면만 보고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실제 1년에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는 크리에이터는 상위 5%에 불과하다. 인지도에 따라 수익의 격차도 심하다. 그런 한편 크리에이터의 공정한 수익 활동을 보장하는 법규도 미비한 상태다. 크리에이터를 직업 삼고 싶다면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뷰어스=손예지 기자] ‘갑질’ 논란, 1인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대도서관이 “광고 방송을 할 때마다 아프리카TV에 호스팅비 800만~1000만 원을 지급해왔다”고 폭로하면서다.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에서 일본 모델 시노자키 아이를 초대, 그가 광고하는 모바일 게임을 홍보했다가 1주일 이용 정지를 당한 뒤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는 방송 중 광고 등 영업활동 시 BJ가 사전에 자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약관을 어긴 데 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는 별풍선과 유료 아이템으로 수익을 가져가는데 광고 송출 비용을 BJ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이 사건으로 대도서관은 크리에이터에 대한 개입이 적은 유튜브로 적을 옮겼다. 당시 국내에서는 VOD 기능이 강조됐던 유튜브는 대도서관을 포함한 일부 BJ의 이동으로 1인 미디어의 새 장이 됐다.  반면 국내 독주 체제를 달리던 아프리카TV는 BJ 대거 이탈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호스팅비에 얽힌 관행을 없애고 타 플랫폼과 동시 방송 송출 제재도 완화했다. 또한 신입 BJ의 경우 최초 누적 수입 100만 원까지는 수수료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 “1인 미디어, 제재 아닌 진흥 필요” vs “시장 파악 아직…” 아프리카TV는 수익 구조에 산적했던 일부 문제점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으로 ‘갑질’ 논란을 타파하고자 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의 ‘갑질’ 가능성을 시사한 이 사건이 정부부처의 개입 없이 마무리됐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문화계 다른 장르의 경우를 예로 들면 차이가 보인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음원 스트리밍 상품의 권리자 수익배분 비율을 기존 60(권리자):40(사업자)에서 65:35로 변경했다. 문체부가 권리자의 몫을 확대해 음악 창작자의 저작권 수익분배 비율을 개선하는 데 참여한 것이다. 그런 한편 영화계가 티켓 가격에서 10%의 부가가치세, 3%의 영화발전기금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극장과 배급사가 45:55의 비율로 나눠 가지는 것도 2013년 7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배급사의 제작환경을 고려해 권고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1인 미디어 산업에 관해서는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이해가 현저히 부족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1인 미디어 산업에 대한 시장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문제제기가 들어와야 시장 경제 파악에 들어간다”며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수익 구조에 대한 공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사진=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   이에 대해 (사)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Korea Digital Content Creators Assoc., 이하 KODICC) 신명섭 이사는 “1인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너무나 부족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사람들에게 제재하는 움직임은 있는데 진흥하는 정책은 없다”는 것. 실제로 아프리카TV는 지난 3월부터 일결제한도를 30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낮췄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반영한 결과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1인 미디어에 대한 인터넷 방송진행자 윤리강령과 콘텐츠 제작 기준 등을 포괄하는 자율규제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신 이사는 “1인 미디어 콘텐츠가 자극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결국 수익 때문”이라며 “조회수를 활용한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억지스럽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플랫폼별 수수료가 적합한 기준으로 책정됐는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그만큼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흥법이 없으니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까지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이사는 “이와 관련해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이야기해보면 대상이 모호하다는 이유를 든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한국표준직업분류에 크리에이터가 포함됐다”며 “이제는 대상이 특정화됐으니 진짜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한편,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웹·앱 동영상 서비스 시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월·11월 74.6%에서 12월 74.9%로 상승했다. 반면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TV, 아프리카TV, 카카오TV의 지난해 12월 점유율은 각각 1.9%, 4%, 0.1%에 그쳤다.  이처럼 1인 미디어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 플랫폼이 강세를 보인다. 이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문제 발생 시 마땅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국 사업자여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며 “불복종 시에는 법률의 적용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사후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가 궁금해?] ②플랫폼 '갑질' 위험, 공정위 의견은?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7.23 10:33 | 최종 수정 2137.02.11 00:0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18년 1월부터 시행된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안에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크리에이터)가 등재돼 있다. 과거 취미로만 여겨졌던 1인 방송이 합법적인 수익활동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인 미디어 시장은 그 규모가 무려 2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밝은 면만 보고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실제 1년에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는 크리에이터는 상위 5%에 불과하다. 인지도에 따라 수익의 격차도 심하다. 그런 한편 크리에이터의 공정한 수익 활동을 보장하는 법규도 미비한 상태다. 크리에이터를 직업 삼고 싶다면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뷰어스=손예지 기자] ‘갑질’ 논란, 1인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대도서관이 “광고 방송을 할 때마다 아프리카TV에 호스팅비 800만~1000만 원을 지급해왔다”고 폭로하면서다.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에서 일본 모델 시노자키 아이를 초대, 그가 광고하는 모바일 게임을 홍보했다가 1주일 이용 정지를 당한 뒤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는 방송 중 광고 등 영업활동 시 BJ가 사전에 자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약관을 어긴 데 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는 별풍선과 유료 아이템으로 수익을 가져가는데 광고 송출 비용을 BJ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이 사건으로 대도서관은 크리에이터에 대한 개입이 적은 유튜브로 적을 옮겼다. 당시 국내에서는 VOD 기능이 강조됐던 유튜브는 대도서관을 포함한 일부 BJ의 이동으로 1인 미디어의 새 장이 됐다. 

반면 국내 독주 체제를 달리던 아프리카TV는 BJ 대거 이탈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호스팅비에 얽힌 관행을 없애고 타 플랫폼과 동시 방송 송출 제재도 완화했다. 또한 신입 BJ의 경우 최초 누적 수입 100만 원까지는 수수료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 “1인 미디어, 제재 아닌 진흥 필요” vs “시장 파악 아직…”

아프리카TV는 수익 구조에 산적했던 일부 문제점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으로 ‘갑질’ 논란을 타파하고자 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의 ‘갑질’ 가능성을 시사한 이 사건이 정부부처의 개입 없이 마무리됐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문화계 다른 장르의 경우를 예로 들면 차이가 보인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음원 스트리밍 상품의 권리자 수익배분 비율을 기존 60(권리자):40(사업자)에서 65:35로 변경했다. 문체부가 권리자의 몫을 확대해 음악 창작자의 저작권 수익분배 비율을 개선하는 데 참여한 것이다. 그런 한편 영화계가 티켓 가격에서 10%의 부가가치세, 3%의 영화발전기금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극장과 배급사가 45:55의 비율로 나눠 가지는 것도 2013년 7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배급사의 제작환경을 고려해 권고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1인 미디어 산업에 관해서는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이해가 현저히 부족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1인 미디어 산업에 대한 시장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문제제기가 들어와야 시장 경제 파악에 들어간다”며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수익 구조에 대한 공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사진=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
(사진=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

 

이에 대해 (사)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Korea Digital Content Creators Assoc., 이하 KODICC) 신명섭 이사는 “1인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너무나 부족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사람들에게 제재하는 움직임은 있는데 진흥하는 정책은 없다”는 것. 실제로 아프리카TV는 지난 3월부터 일결제한도를 30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낮췄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반영한 결과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1인 미디어에 대한 인터넷 방송진행자 윤리강령과 콘텐츠 제작 기준 등을 포괄하는 자율규제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신 이사는 “1인 미디어 콘텐츠가 자극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결국 수익 때문”이라며 “조회수를 활용한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억지스럽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플랫폼별 수수료가 적합한 기준으로 책정됐는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크리에이터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그만큼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흥법이 없으니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까지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이사는 “이와 관련해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이야기해보면 대상이 모호하다는 이유를 든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한국표준직업분류에 크리에이터가 포함됐다”며 “이제는 대상이 특정화됐으니 진짜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한편,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웹·앱 동영상 서비스 시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월·11월 74.6%에서 12월 74.9%로 상승했다. 반면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TV, 아프리카TV, 카카오TV의 지난해 12월 점유율은 각각 1.9%, 4%, 0.1%에 그쳤다. 

이처럼 1인 미디어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 플랫폼이 강세를 보인다. 이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문제 발생 시 마땅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국 사업자여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며 “불복종 시에는 법률의 적용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사후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