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뷰어스=남우정 기자] “작품을 선택할 때 한가지라도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그런 점이 명이라는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혜리를 예쁘고 발랄한 걸스데이의 멤버, 무뚝뚝한 군인도 녹여버리는 애교의 달인, 캐릭터 그 자체였던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로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에 혜리는 첫 스크린 데뷔작 ‘물괴’로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나섰다.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갑자기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영화. 혜리는 물괴 수색대장인 윤겸(김명민)의 딸인 명 역을 맡아 처음으로 사극, 액션에 도전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도전은 스크린 데뷔다. 큰 화면으로 본인의 모습을 본 소감을 묻자 “데뷔해서 TV에 처음 나왔을 때 기분이랑 비슷해요”라며 웃었다.  “영화라는 매체가 나에겐 큰 도전이었어요. ‘물괴’를 선택할 당시에 전 작품과 텀이 8개월 정도 있었어요. 그 당시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거든요. ‘난 뭐하고 살아야 하나’ 스스로 질문을 던질 때였어요. 물론 편한 역할이 없지만 조금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역엔 눈이 안 갔어요. 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사람들이 좋게 봐주지 않을까’ 라는 것보단 좀 더 스스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이 작품을 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혜리가 연기한 명은 실제 혜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던 씩씩하고 친근한 이미지에 액션과 사극을 더했다. 영리한 선택이다. 얼굴을 검게 칠하고 누더기를 입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누더기가 잘 어울린다면 성공이에요. 원래 내가 가진 이미지가 세다 보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히려 외모는 포기한 게 아니냐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거든요. 아무래도 예능적인 느낌도 있고 가수 출신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봤을 때 내가 사극에 묻어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내가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진 건 ‘진짜 사나이’고 그 다음이 ‘응답하라 1988’이잖아요. 걸스데이로도 활동하고요. 활동 분야가 여러 가지다 보니까 분산될까봐 걱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좋지 않은 평가, 바꿀 수 있는 것도 나”  ‘물괴’를 만나기 전, 혜리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가득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데뷔 후 5~6년간 쉬는 날 없이 일을 해오면서 휴식을 취하는 법도 몰랐던 혜리는 그 때서야 제대로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물괴’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축적한 에너지 덕분에 휴식 예찬론자가 됐다.  “그 전까진 쉬면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웃음). 하루 이틀 쉴 때도 뭔가 해야 될 것 같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근데 쉬면서 내가 걱정했던 것들, 계속 생각하고 두려웠던 것들이 없어졌어요. 예전엔 시간을 흘러가게 하는 것 자체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내가 마음이 편해야 뭐든 잘 되는 것 같아요. 그걸 깨닫고 나니까 그 후로 2년이 지났는데 하나도 안 힘들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서 있는 것도 충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으로 연기를 시작한 혜리는 ‘응답하라 1988’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 출연한 ‘딴따라’ ‘투깝스’에선 연기력에선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혜리는 평가에 대해선 두렵다고 말했지만 이겨내고 싶다며 타고난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어떻게 하면 욕을 안 먹지’라는 생각보단 달려들 땐 열정적으로 해요. 그래도 평가를 듣는 순간이 올 땐 떨리고 무섭기도 하죠. 어찌됐든 대중들이 만족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안 좋은 평가에 되게 신경을 많이 써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만든 것도 나잖아요. 그걸 바꿀 수 있는 것도 나라고 생각해요. 더 노력해야 하고 바꿔 나가는 것도 내 몫이죠. 마음은 아프고 상처도 받지만 최대한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본인은 여러 분야에 이미지가 분산되어 있어 고민했지만 연기, 예능, 가수로 모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혜리는 이 같은 평가에 감사해했지만 안주하고 싶진 않다며 포부를 전했다.  “그렇게 봐주시면 너무 좋죠. 원래 미래를 계획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 때 그 때 좋은 걸 선택해요. 그래서 그런지 후회하는 마음도 크게 느껴본 적이 없어요. 내가 만들어간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식으로 예능, 가수로도 예쁘기 봐주시고 영화로도 사랑을 받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여기에 만족하기 보단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남우정의 마주보기] 혜리의 고민, 그리고 도전

남우정 기자 승인 2018.09.07 23:33 | 최종 수정 2137.05.14 00:00 의견 0
혜리(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혜리(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뷰어스=남우정 기자] “작품을 선택할 때 한가지라도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그런 점이 명이라는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혜리를 예쁘고 발랄한 걸스데이의 멤버, 무뚝뚝한 군인도 녹여버리는 애교의 달인, 캐릭터 그 자체였던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로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에 혜리는 첫 스크린 데뷔작 ‘물괴’로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나섰다.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갑자기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영화. 혜리는 물괴 수색대장인 윤겸(김명민)의 딸인 명 역을 맡아 처음으로 사극, 액션에 도전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도전은 스크린 데뷔다. 큰 화면으로 본인의 모습을 본 소감을 묻자 “데뷔해서 TV에 처음 나왔을 때 기분이랑 비슷해요”라며 웃었다. 

“영화라는 매체가 나에겐 큰 도전이었어요. ‘물괴’를 선택할 당시에 전 작품과 텀이 8개월 정도 있었어요. 그 당시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거든요. ‘난 뭐하고 살아야 하나’ 스스로 질문을 던질 때였어요. 물론 편한 역할이 없지만 조금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역엔 눈이 안 갔어요. 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사람들이 좋게 봐주지 않을까’ 라는 것보단 좀 더 스스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이 작품을 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혜리가 연기한 명은 실제 혜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던 씩씩하고 친근한 이미지에 액션과 사극을 더했다. 영리한 선택이다. 얼굴을 검게 칠하고 누더기를 입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누더기가 잘 어울린다면 성공이에요. 원래 내가 가진 이미지가 세다 보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히려 외모는 포기한 게 아니냐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거든요. 아무래도 예능적인 느낌도 있고 가수 출신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봤을 때 내가 사극에 묻어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내가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진 건 ‘진짜 사나이’고 그 다음이 ‘응답하라 1988’이잖아요. 걸스데이로도 활동하고요. 활동 분야가 여러 가지다 보니까 분산될까봐 걱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좋지 않은 평가, 바꿀 수 있는 것도 나” 

‘물괴’를 만나기 전, 혜리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가득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데뷔 후 5~6년간 쉬는 날 없이 일을 해오면서 휴식을 취하는 법도 몰랐던 혜리는 그 때서야 제대로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물괴’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축적한 에너지 덕분에 휴식 예찬론자가 됐다. 

“그 전까진 쉬면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웃음). 하루 이틀 쉴 때도 뭔가 해야 될 것 같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근데 쉬면서 내가 걱정했던 것들, 계속 생각하고 두려웠던 것들이 없어졌어요. 예전엔 시간을 흘러가게 하는 것 자체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내가 마음이 편해야 뭐든 잘 되는 것 같아요. 그걸 깨닫고 나니까 그 후로 2년이 지났는데 하나도 안 힘들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서 있는 것도 충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으로 연기를 시작한 혜리는 ‘응답하라 1988’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 출연한 ‘딴따라’ ‘투깝스’에선 연기력에선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혜리는 평가에 대해선 두렵다고 말했지만 이겨내고 싶다며 타고난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어떻게 하면 욕을 안 먹지’라는 생각보단 달려들 땐 열정적으로 해요. 그래도 평가를 듣는 순간이 올 땐 떨리고 무섭기도 하죠. 어찌됐든 대중들이 만족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안 좋은 평가에 되게 신경을 많이 써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만든 것도 나잖아요. 그걸 바꿀 수 있는 것도 나라고 생각해요. 더 노력해야 하고 바꿔 나가는 것도 내 몫이죠. 마음은 아프고 상처도 받지만 최대한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본인은 여러 분야에 이미지가 분산되어 있어 고민했지만 연기, 예능, 가수로 모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혜리는 이 같은 평가에 감사해했지만 안주하고 싶진 않다며 포부를 전했다. 

“그렇게 봐주시면 너무 좋죠. 원래 미래를 계획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 때 그 때 좋은 걸 선택해요. 그래서 그런지 후회하는 마음도 크게 느껴본 적이 없어요. 내가 만들어간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식으로 예능, 가수로도 예쁘기 봐주시고 영화로도 사랑을 받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여기에 만족하기 보단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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