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51. 금주의 가수는 사람또사람입니다.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 사람또사람이 들려주는 따뜻한 위트
사람또사람은 멤버 건훈씨와 정소임 두 명으로 이루어진 듀오다. 두 멤버 모두 가창에 참여하며 건훈씨는 기타, 정소임은 건반을 연주한다. 2012년 12월 미니앨범 ‘친하게 지내자’로 데뷔해 싱글 ‘겨울밤’ ‘우주’ ‘리셋버튼’ ‘스물아홉 봄’ ‘이유는 없다고 했어’ ‘후회’, 정규 1집 앨범 ‘사람 또 사람’ 등을 발매했다. 2016년까지는 드문드문 활동을 하다가 지난해부터는 3장 이상의 싱글 등을 발표하며 활발히 팬들 앞에 나서고 있다.
대표곡으로 꼽은 '이유는 없다고 했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싱글이다. 비교적 최근 나온 노래지만 대표곡으로 꼽은 이유는 ‘앞으로 보여줄’ 사람또사람을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유는 없다고 했어’는 사람또사람이 발표한 이전의 곡들과 감성은 비슷하면서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노래는 심플하고, 반복되는 신디사운드는 리듬감을 살리며 기타는 따뜻함을 돋보이게 한다. 여기까지는 이전의 곡들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한결 차분해진 결에서 온다. 노래는 기복 없이 조곤조곤 흘러간다. 귀엽고 위트 있는 개성을 바탕으로 덤덤한 화법을 구사하던 이전과 또 다른 모습의 덤덤함이다. 자신들의 색깔은 유지하면서도 대중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이전과 다른 실력이 발휘되는 듯하다.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 사람과 삶, 그것들을 담아내는 시선
‘사람’을 빠르게 발음하면 ‘삶’이 된다. 다소 닭살 돋는 말일 수 도 있지만 사람또사람은 진짜로 ‘삶’을 노래한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삶을 살아가며 결국 필요한 건 사람임을 노래한다. 팀명과 동명의 곡이자 데뷔앨범 수록곡 ‘사람 또 사람’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필요한 걸 몰라”라는 가사가 이들의 캐치프라이즈가 된다.
그래서인지 사람또사람이 노래하는 음악들은 따뜻하다. 덤덤하게 가사를 내뱉는 보컬과 결코 서두르지 않는 멜로디, 괜히 어렵게 표현하지 않고 보편적인 단어들을 이들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사를 보면 그렇다. 특히 이런 점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이전의 사람또사람에게서는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였다. 이후에는 좀 더 포근하고 차분해진 감성에 주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다만 자칫 차갑게 들릴 수 있는 신스사운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포인트로 활용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반면 이들이 따뜻함을 표현하는 방식 자체는 재미있다. 마치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한 얼굴을 지닌 이들과 교류하기에 다가오는 매일매일에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듯 말이다. 소리와 소리가 교차되는 멜로디는 사람들의 말이 정신없이 쌓이고 쌓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때로 얹어지는 엉뚱한 리듬은 우리네 인생을 재치 있게 옮겨 놓는다. 덕분에 사람또사람의 어쿠스틱 사운드는 아이러니하게도 꽉 차 있다. 마치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삶이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것임을 말해주듯.
■ 사람또사람 추천곡 ‘리셋버튼’
‘리셋버튼’: 지난해 2월 발표한 싱글. 노래는 인상적인 신시사이저 소리로 시작해 곧이어 말하듯 자연스럽게 내뱉는 보컬이 흘러나온다. 또 게임기의 ‘리셋버튼’을 연상케 하는 게임기 같은 사운드 소스는 묵직하게 내려앉는 저음의 건반 소리 위해 더해진다. 이렇게 상반되는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생긴 빈틈은 위트가 된다. ‘인생에 리셋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다’는 가사와도 한 데 엮어진다. 한 마디로 사람또사람만의 매력이 총집합한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