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남자친구’ 송혜교와 박보검에게 해피엔딩이 찾아왔다. 24일 방송한 tvN ‘남자친구’ 최종회에서는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갔다.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은 오랜 시간 돌고 돌아 마침내 재회했다. 앞서 진혁을 지키기 위해 이별을 택했던 수현은 결국 자신의 진심을 들여다 보게 됐다. 수현은 진혁을 찾아가 “진혁 씨랑 같이 있는 시간들 다 웃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줄 몰랐다”며 “진혁 씨 없이는 웃을 수 없다. 나 당신 곁에 있게 해 달라”고 고백했다. 진혁은 수현에게 입을 맞추며 화답했다. 그런 한편 김화진(차화연)과 차종현(문성근)은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정우석(장승조)은 어머니와 태경그룹을 지키기 위해 자기 자리에서 힘썼다. 종현의 구속 이후 진미옥(남기애)은 씩씩하게 홀로서기에 나섰다. 수현과 진혁은 종현의 면회를 자주 가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화목한 일상을 보냈다. 장미진(곽선영)과 이대찬(김주헌), 김선주(김혜은)와 남명식(고창석)은 각각 복잡미묘한 관계를 이어갔다. 또 진혁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짝사랑을 마무리지은 조혜인(전소니)은 친구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렇듯 모두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 ‘남자친구’의 끝은 다시 수현과 진혁의 이야기로 돌아갔다. 평범한 커플처럼 거리 데이트를 즐기던 중 수현은 진혁에게 “산티아고에 가자”고 했다. 그러자 진혁은 “결혼하고 가면 안 되겠냐”는 물음으로 깜짝 프러포즈를 선사,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모습으로 ‘남자친구’의 막이 내렸다. (사진=tvN 방송화면)   동화같은 엔딩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남자친구’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끊이지 않았던 바다. ‘남자친구’는 분명 tvN의 기대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타공인 시청률보증수표 송혜교와 라이징에서 대세로 자리를 굳힌 박보검이 주인공이었다. 송혜교는 전작 KBS2 ‘태양의 후예’(2016)로 최고 시청률 38.8%의 기록을 세웠고, 박보검은 같은 해 하반기 방송한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흥행 배턴을 이어받았던 바다. 그런 두 사람이 ‘남자친구’에서 만났으니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자친구’는 주연배우들의 이름값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2회로 기록한 시청률 10.3%가 ‘남자친구’의 최고치다. 이후로는 거의 7~8%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여기에는 ‘남자친구’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탓이 크게 작용했다. ‘남자친구’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은 재벌가 자제와 이혼 후 위자료로 받은 호텔을 업계 1위로 만든 여자 차수현과 호텔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순수 청년 김진혁을 각각 맡았다. 그간 대다수 로맨스 드라마가 백마 탄 왕자님이 가난한 캔디를 구원하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그렸다. 이에 미디어 속 여자 캐릭터의 주체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남자친구’는 뻔한 신데렐라 구도의 성별을 뒤집었다는 점만으로 박수받았다.  문제는 거기까지였다는 데 있다. 주인공들의 경제적 환경만 바뀐 것이다. 극 중 딸보다 명예를 중요시하는 어머니와 전(前) 시어머니의 간섭, 국회의원의 딸이자 기업인으로서의 위신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수현은 가련하고 소극적인 여자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런 수현에게 끊임없이 확신을 주며 더 넓은 세상으로 인도한 인물은 진혁이었다. ‘남자친구’ 역시 성에 갇힌 공주와 그를 구하러 온 기사의 러브스토리를 답습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사진=tvN 방송화면)   또 한 가지 약점은 다소 허술한 대본에 있었다. 뻔한 이야기라고 해서 고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클리셰가 클리셰인 데는 이유가 있다. 에피소드나 대사 등에서 차별화를 둬도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자친구’는 그마저도 실패한 게 문제다. 유영아 작가는 작품에서 시나 소설 등의 구절을 인용하거나 책을 읽는 듯한 문어체 대사를 적잖이 사용했다. 색다른 시도였으나 대본 자체의 텍스트가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성적인 글들이 더해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유영아 작가는 ‘남자친구’ 이전에 KBS2 ‘예쁜 남자’(2013~2014)와 SBS ‘딴따라’(2016)를 썼다.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공통됐다. 장근석·아이유와 지성·혜리라는 연기 잘하고 화제성 높은 스타들을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영 당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예쁜 남자’와 ‘딴따라’다. 이들 작품 역시 다소 구시대적인 발상과 뻔한 내용, 그보다 더 뻔한 대사들이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남자친구’까지, 잇단 작품으로 유영아 작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모양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유영아 작가의 허점을 배우들의 연기가 메웠다는 것이다. 송혜교는 ‘역시 송혜교’라는 감탄을 절로 불렀다. 한결 차분하고 담담한 톤으로 수현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냈다. 풋풋한 사랑에 설레어 하다가도 눈앞에 닥친 시련에 좌절하며 눈물쏟는 모습들을 연기할 때의 송혜교는 수현, 그 자체였다. 그런가 하면 박보검은 진혁을 통해 자기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티없이 맑기만 한 남자는 현실에서 찾기 힘들다. 존재 자체만으로 판타지스러운 진혁은 유순하고 바른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박보검이 연기한 덕분에 설득력을 얻었다. 수현을 두고 진혁과 대립각을 세운 정우석 역의 장승조도 인상적이었다. 장승조의 깊이 있는 눈빛과 감정 연기는 송혜교와 함께할 때 특히 남다른 시너지를 발휘, 향후 멜로 드라마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주연들 외에도 문성근(종현 역) 남기애(미옥 역) 차화연(화진 역) 고창석(명식 역) 등 베테랑 배우들과 곽선영(미진 역) 김주헌(대찬 역) 표지훈(진명 역) 전소니(혜인 역) 등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남자친구’를 완성시켰다.

[‘남자친구’ 마치며] 송혜교♥박보검이어서 가능했던 해피엔딩

손예지 기자 승인 2019.01.24 22:58 | 최종 수정 2138.02.16 00:00 의견 0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남자친구’ 송혜교와 박보검에게 해피엔딩이 찾아왔다.

24일 방송한 tvN ‘남자친구’ 최종회에서는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갔다.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은 오랜 시간 돌고 돌아 마침내 재회했다. 앞서 진혁을 지키기 위해 이별을 택했던 수현은 결국 자신의 진심을 들여다 보게 됐다. 수현은 진혁을 찾아가 “진혁 씨랑 같이 있는 시간들 다 웃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줄 몰랐다”며 “진혁 씨 없이는 웃을 수 없다. 나 당신 곁에 있게 해 달라”고 고백했다. 진혁은 수현에게 입을 맞추며 화답했다.

그런 한편 김화진(차화연)과 차종현(문성근)은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정우석(장승조)은 어머니와 태경그룹을 지키기 위해 자기 자리에서 힘썼다. 종현의 구속 이후 진미옥(남기애)은 씩씩하게 홀로서기에 나섰다. 수현과 진혁은 종현의 면회를 자주 가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화목한 일상을 보냈다.

장미진(곽선영)과 이대찬(김주헌), 김선주(김혜은)와 남명식(고창석)은 각각 복잡미묘한 관계를 이어갔다. 또 진혁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짝사랑을 마무리지은 조혜인(전소니)은 친구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렇듯 모두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 ‘남자친구’의 끝은 다시 수현과 진혁의 이야기로 돌아갔다. 평범한 커플처럼 거리 데이트를 즐기던 중 수현은 진혁에게 “산티아고에 가자”고 했다. 그러자 진혁은 “결혼하고 가면 안 되겠냐”는 물음으로 깜짝 프러포즈를 선사,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모습으로 ‘남자친구’의 막이 내렸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동화같은 엔딩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남자친구’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끊이지 않았던 바다. ‘남자친구’는 분명 tvN의 기대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타공인 시청률보증수표 송혜교와 라이징에서 대세로 자리를 굳힌 박보검이 주인공이었다. 송혜교는 전작 KBS2 ‘태양의 후예’(2016)로 최고 시청률 38.8%의 기록을 세웠고, 박보검은 같은 해 하반기 방송한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흥행 배턴을 이어받았던 바다. 그런 두 사람이 ‘남자친구’에서 만났으니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자친구’는 주연배우들의 이름값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2회로 기록한 시청률 10.3%가 ‘남자친구’의 최고치다. 이후로는 거의 7~8%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여기에는 ‘남자친구’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탓이 크게 작용했다.

‘남자친구’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은 재벌가 자제와 이혼 후 위자료로 받은 호텔을 업계 1위로 만든 여자 차수현과 호텔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순수 청년 김진혁을 각각 맡았다. 그간 대다수 로맨스 드라마가 백마 탄 왕자님이 가난한 캔디를 구원하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그렸다. 이에 미디어 속 여자 캐릭터의 주체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남자친구’는 뻔한 신데렐라 구도의 성별을 뒤집었다는 점만으로 박수받았다. 

문제는 거기까지였다는 데 있다. 주인공들의 경제적 환경만 바뀐 것이다. 극 중 딸보다 명예를 중요시하는 어머니와 전(前) 시어머니의 간섭, 국회의원의 딸이자 기업인으로서의 위신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수현은 가련하고 소극적인 여자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런 수현에게 끊임없이 확신을 주며 더 넓은 세상으로 인도한 인물은 진혁이었다. ‘남자친구’ 역시 성에 갇힌 공주와 그를 구하러 온 기사의 러브스토리를 답습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또 한 가지 약점은 다소 허술한 대본에 있었다. 뻔한 이야기라고 해서 고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클리셰가 클리셰인 데는 이유가 있다. 에피소드나 대사 등에서 차별화를 둬도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자친구’는 그마저도 실패한 게 문제다. 유영아 작가는 작품에서 시나 소설 등의 구절을 인용하거나 책을 읽는 듯한 문어체 대사를 적잖이 사용했다. 색다른 시도였으나 대본 자체의 텍스트가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성적인 글들이 더해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유영아 작가는 ‘남자친구’ 이전에 KBS2 ‘예쁜 남자’(2013~2014)와 SBS ‘딴따라’(2016)를 썼다.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공통됐다. 장근석·아이유와 지성·혜리라는 연기 잘하고 화제성 높은 스타들을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영 당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예쁜 남자’와 ‘딴따라’다. 이들 작품 역시 다소 구시대적인 발상과 뻔한 내용, 그보다 더 뻔한 대사들이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남자친구’까지, 잇단 작품으로 유영아 작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모양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유영아 작가의 허점을 배우들의 연기가 메웠다는 것이다. 송혜교는 ‘역시 송혜교’라는 감탄을 절로 불렀다. 한결 차분하고 담담한 톤으로 수현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냈다. 풋풋한 사랑에 설레어 하다가도 눈앞에 닥친 시련에 좌절하며 눈물쏟는 모습들을 연기할 때의 송혜교는 수현, 그 자체였다. 그런가 하면 박보검은 진혁을 통해 자기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티없이 맑기만 한 남자는 현실에서 찾기 힘들다. 존재 자체만으로 판타지스러운 진혁은 유순하고 바른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박보검이 연기한 덕분에 설득력을 얻었다. 수현을 두고 진혁과 대립각을 세운 정우석 역의 장승조도 인상적이었다. 장승조의 깊이 있는 눈빛과 감정 연기는 송혜교와 함께할 때 특히 남다른 시너지를 발휘, 향후 멜로 드라마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주연들 외에도 문성근(종현 역) 남기애(미옥 역) 차화연(화진 역) 고창석(명식 역) 등 베테랑 배우들과 곽선영(미진 역) 김주헌(대찬 역) 표지훈(진명 역) 전소니(혜인 역) 등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남자친구’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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