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뷰어스=손예지 기자] 오나라는 자신을 “사람 좋아하는 배우”라고 소개한다.  오나라의 SNS 피드가 이를 증명한다. 오나라는 거의 매일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게시물을 올린다. 그 안에는 오나라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동료 배우부터 스태프, 가족과 친구 혹은 제자까지 모두 오나라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주위 사람들을 향한 호감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 오나라다. 이 같은 성향은 작품 속 캐릭터에게도 적용된다. 실제로 최근의 오나라는 인스타그램에 JTBC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맡은 진진희에 대해서는 “사랑많은 엄마”라고 소개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스카이캐슬’은 자녀교육에 눈이 먼 부모들의 어긋난 욕망을 꼬집는 드라마다. 이에 딸의 서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한서진(본명 곽미향, 염정아)과 믿음과 사랑으로 한때 비뚤어졌던 아들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이수임(이태란)을 중심으로 여러 유형의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속에서 오나라가 연기하는 진진희는 ‘줏대 없는 여자’로 묘사된다.  아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싶은 마음에 서진의 교육 방식을 따라하다가도 늦은 밤까지 공부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미안하다”며 꼭 안아주는 엄마. 16년간 과거를 속여온 친한 언니(서진)에 분노하다가도 속사정을 듣고 나서는 오히려 그를 이해해주는 동생.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아들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수임이 안타까워 자신만 알고 있던 비밀을 공유하는 이웃.  이렇게 놓고 보면 진희는 ‘줏대 없는 여자’이기 보다 오나라 말대로 ‘사랑많은 엄마’에 더욱 가까운 듯하다. 모두를 아끼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의 편만을 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진희를 ‘스카이캐슬’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된다. 여기서 진희라는 캐릭터의 현실성은 오나라의 연기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스카이캐슬’의 여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며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가운데, 진희는 극의 환기를 담당한다. 진희는 통통 튀는 말투와 리액션으로 등장하는 장면마다 특유의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과 몸의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JTBC)   엄마로서의 감정 연기를 선보일 때는 23년 차 배우의 내공이 느껴진다. 극 중 아들 우수한(이유진)에게 “엄마는 우리 아들이 아빠처럼 의사가 됐음 싶다가도 이렇게 고생하는 것 보면 그냥 행복하게 건강하게만 자랐음 싶기도 하고 아침 저녁으로 마음이 바뀐다”며 “뭐가 맞는지 엄마도 잘 모르겠다. 이게 맞나 싶은데 답이 없다. 우주 엄마(수임)처럼 줏대도 없고 예서 엄마(서진)처럼 확신도 없다. (그래서) 엄마가 미안하다”며 안아주던 6회의 한 장면에서 보여준 오나라의 연기는 실제 그가 미혼의 여성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감났다. 따뜻하고 든든한 동시에 엄마로서 처음 겪는 매일에 혼란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 12회 속 편지 한 장 남겨두고 가출한 수한을 찾아 울며 뛰는 진희의 모습에서도 오나라는 엄마, 그 자체의 얼굴을 보여줬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오나라의 연기 비결 역시 애정에서 찾을 수 있다. 오나라는 진진희를 연기하며 실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의 모습을 녹여냈다고 한다. 오나라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렇게 큰 아들이 있는 역할은 처음 맡아본 거라 걱정이 많았다”며 “과연 엄마들의 마음을 대신 읽어줄 수 있을까. 진심으로 아이를 안아줄 수 있을까. 아이와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가 나한테 했던 것처럼”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친구같은 엄마·솔직한 엄마·혼내도 뒤끝은 없는 엄마다. 그 덕분에 “지금은 현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섞여있어도 내 아이만 보인다”는 오나라다. 애정에 기반한 캐릭터 해석이 완벽한 몰입을 이끈 셈이다. (사진=tvN, JTBC)   오나라는 ‘스카이캐슬’의 진희 이전에도 유독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캐릭터를 맡아왔다. 가장 최근에는 tvN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정희가 대표적인 예다. 불교에 귀의한 연인을 20년간 잊지 못한 채 지내는 정희는 극 중 동네 술집을 운영하며 친구들과 잔을 부딪히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극 중 정희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그 상태에서 때로는 한없이 밝다가도 문득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감정의 기복을 보였다. 음주를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던 오나라는 정희의 기분에 공감하기 위해 ‘나의 아저씨’ 촬영 전 술을 배웠다. 그렇게 애정을 갈구하고, 또 애정을 쏟는 데 망설임 없는 정희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런가 하면 오나라의 또 다른 대표 캐릭터로 꼽히는 JTBC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 연출 임태우) 박양순도 비슷한 인물이다. 극 중 양순은 주인공 유나(김옥빈)와 같은 소매치기에 몸담고 있다가 자신을 잡기 위해 뒤따르던 형사 봉달호(안내상)와 눈이 맞아 결혼, 노래방을 운영한다는 설정이다. 말투는 거칠지만 마음만은 따뜻해 마음 기댈 곳 없는 유나를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오나라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양순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여자 시청자들에게는 존재만으로 든든한 ‘언니’의 로망을 충족시켜줬다는 평가다. 이쯤되면 실제 배우의 성정이 캐릭터를 부르는 모양새다. 사람 좋아하는 오나라의 마음씨가 연기에 그대로 녹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시청자와 관객들의 호감을 사고, 오나라를 향한 팬들의 사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사람 좋아하는 배우 오나라”라는 표현 옆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 오나라”를 덧붙여 주고 싶은 까닭이다.

오나라, 사랑스러움의 원천

손예지 기자 승인 2019.01.25 10:50 | 최종 수정 2138.02.18 00:00 의견 0
(사진=JTBC)
(사진=JTBC)

 

[뷰어스=손예지 기자] 오나라는 자신을 “사람 좋아하는 배우”라고 소개한다. 

오나라의 SNS 피드가 이를 증명한다. 오나라는 거의 매일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게시물을 올린다. 그 안에는 오나라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동료 배우부터 스태프, 가족과 친구 혹은 제자까지 모두 오나라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주위 사람들을 향한 호감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 오나라다. 이 같은 성향은 작품 속 캐릭터에게도 적용된다. 실제로 최근의 오나라는 인스타그램에 JTBC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맡은 진진희에 대해서는 “사랑많은 엄마”라고 소개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스카이캐슬’은 자녀교육에 눈이 먼 부모들의 어긋난 욕망을 꼬집는 드라마다. 이에 딸의 서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한서진(본명 곽미향, 염정아)과 믿음과 사랑으로 한때 비뚤어졌던 아들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이수임(이태란)을 중심으로 여러 유형의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속에서 오나라가 연기하는 진진희는 ‘줏대 없는 여자’로 묘사된다. 

아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싶은 마음에 서진의 교육 방식을 따라하다가도 늦은 밤까지 공부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미안하다”며 꼭 안아주는 엄마. 16년간 과거를 속여온 친한 언니(서진)에 분노하다가도 속사정을 듣고 나서는 오히려 그를 이해해주는 동생.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아들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수임이 안타까워 자신만 알고 있던 비밀을 공유하는 이웃. 

이렇게 놓고 보면 진희는 ‘줏대 없는 여자’이기 보다 오나라 말대로 ‘사랑많은 엄마’에 더욱 가까운 듯하다. 모두를 아끼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의 편만을 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진희를 ‘스카이캐슬’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된다.

여기서 진희라는 캐릭터의 현실성은 오나라의 연기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스카이캐슬’의 여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며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가운데, 진희는 극의 환기를 담당한다. 진희는 통통 튀는 말투와 리액션으로 등장하는 장면마다 특유의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과 몸의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JTBC)
(사진=JTBC)

 

엄마로서의 감정 연기를 선보일 때는 23년 차 배우의 내공이 느껴진다. 극 중 아들 우수한(이유진)에게 “엄마는 우리 아들이 아빠처럼 의사가 됐음 싶다가도 이렇게 고생하는 것 보면 그냥 행복하게 건강하게만 자랐음 싶기도 하고 아침 저녁으로 마음이 바뀐다”며 “뭐가 맞는지 엄마도 잘 모르겠다. 이게 맞나 싶은데 답이 없다. 우주 엄마(수임)처럼 줏대도 없고 예서 엄마(서진)처럼 확신도 없다. (그래서) 엄마가 미안하다”며 안아주던 6회의 한 장면에서 보여준 오나라의 연기는 실제 그가 미혼의 여성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감났다. 따뜻하고 든든한 동시에 엄마로서 처음 겪는 매일에 혼란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 12회 속 편지 한 장 남겨두고 가출한 수한을 찾아 울며 뛰는 진희의 모습에서도 오나라는 엄마, 그 자체의 얼굴을 보여줬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오나라의 연기 비결 역시 애정에서 찾을 수 있다. 오나라는 진진희를 연기하며 실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의 모습을 녹여냈다고 한다. 오나라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렇게 큰 아들이 있는 역할은 처음 맡아본 거라 걱정이 많았다”며 “과연 엄마들의 마음을 대신 읽어줄 수 있을까. 진심으로 아이를 안아줄 수 있을까. 아이와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가 나한테 했던 것처럼”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친구같은 엄마·솔직한 엄마·혼내도 뒤끝은 없는 엄마다. 그 덕분에 “지금은 현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섞여있어도 내 아이만 보인다”는 오나라다. 애정에 기반한 캐릭터 해석이 완벽한 몰입을 이끈 셈이다.

(사진=tvN, JTBC)
(사진=tvN, JTBC)

 

오나라는 ‘스카이캐슬’의 진희 이전에도 유독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캐릭터를 맡아왔다. 가장 최근에는 tvN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정희가 대표적인 예다. 불교에 귀의한 연인을 20년간 잊지 못한 채 지내는 정희는 극 중 동네 술집을 운영하며 친구들과 잔을 부딪히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극 중 정희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그 상태에서 때로는 한없이 밝다가도 문득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감정의 기복을 보였다. 음주를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던 오나라는 정희의 기분에 공감하기 위해 ‘나의 아저씨’ 촬영 전 술을 배웠다. 그렇게 애정을 갈구하고, 또 애정을 쏟는 데 망설임 없는 정희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런가 하면 오나라의 또 다른 대표 캐릭터로 꼽히는 JTBC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 연출 임태우) 박양순도 비슷한 인물이다. 극 중 양순은 주인공 유나(김옥빈)와 같은 소매치기에 몸담고 있다가 자신을 잡기 위해 뒤따르던 형사 봉달호(안내상)와 눈이 맞아 결혼, 노래방을 운영한다는 설정이다. 말투는 거칠지만 마음만은 따뜻해 마음 기댈 곳 없는 유나를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오나라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양순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여자 시청자들에게는 존재만으로 든든한 ‘언니’의 로망을 충족시켜줬다는 평가다.

이쯤되면 실제 배우의 성정이 캐릭터를 부르는 모양새다. 사람 좋아하는 오나라의 마음씨가 연기에 그대로 녹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시청자와 관객들의 호감을 사고, 오나라를 향한 팬들의 사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사람 좋아하는 배우 오나라”라는 표현 옆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 오나라”를 덧붙여 주고 싶은 까닭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