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사진=쇼박스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아시다시피 분량 욕심내는 배우는 아니에요”  맞다. 조우진은 분량에 영향을 받는 배우가 아니다. 2015년 영화 ‘내부자들’로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에도, 주연으로 출연한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심지어 몇 컷 나오지 않았던 ‘1987’에서도 조우진이 연기한 캐릭터는 기억에 남는다.  비슷한 성향의 캐릭터인 것 같아도 조우진이 연기하면 다르다. 같은 엘리트 악역이라도, 사투리를 쓰는 순박한 아저씨라도 조우진이 연기하면 캐릭터가 낭비되지 않는다. 이번 영화 ‘돈’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돈’에서 조우진은 금융 작전을 잡아내는 금윰감독원 직원 한지철 역을 맡았다. 한 번 문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개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다. 희한하게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인물임에도 마냥 선한 캐릭터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냥개가 아닐까 싶어요. 시스템도, 상사 명령도 무시하고 달려들 만큼 물불 가리지 않잖아요. 금융 범죄가 지능화 되어 가는데 그걸 한지철을 통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사냥개니까 센 느낌으로 이를 드러냈다 라기 보단 이 사람도 이 시스템 안에서 사냥개처럼 돌변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워커홀릭에 초점을 맞췄죠” 사실 한지철은 지난해 조우진이 출연했던 ‘국가부도의 날’의 재정국 차관을 떠오르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같은 금융권 캐릭터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배우로도 고민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이지만 조우진은 캐릭터에만 파고들었다. 글자 하나하나까지도 섬세하게 파고든다. 캐릭터를 통해서도 배울 게 있다는 그의 자세와도 연결되어 있다.  “상대 배우도 그렇고 임하는 인물에 의해서 배우려고 접근하면 얻는 게 많아요. 관객이 봤을 때 악당이라고 해도 그들이 각자 담고 있는 신념과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지철도 마찬가지에요. 자기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죠. 비슷한 캐릭터가 주어지는 건 나한테 그만큼 기대감이 있으신 거겠죠. 내가 하는 일에 숙명이죠.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건 부질없는 것 같아요. 주어진 작품에 대해서 정말 장면에 맞은 인물로 파고들려고 해요. 결과물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는 게 나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캐릭터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조우진은 피드백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연기를 할 때도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혹여나 불편하게 한 건 없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피곤할 법도 한데 좋은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방법이라면 필요하다고 말한다. 관객과 대중들의 반응도 꼭 챙긴다. 칭찬보단 부족함을 지적하는 평가에 더 눈이 간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도움이 된다고.  “몸이 피곤하더라도 좋은 결과물을 위해선 그 방식이 나쁘지 않다면 하려고 해요. 그런 성향인가봐요. ‘내부자들’ 때도 (이)병헌이 형 진짜 팔도 아닌데 자르고 나서 ‘괜찮냐’고 물어봤어요(웃음) 어떤 선배들은 물어보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는데 이렇게 생겨먹은 것 같아요”  영화 ‘돈’은 장르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조우진 역시 촬영을 하면서,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 돈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특히 지난해 결혼식을 올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조우진에겐 더 깊어진 고민이 됐다.  “개인적으론 돈을 잘 몰라요. 돈 관리도 통장만 나한테 있고 아내가 관리해요. 가족도 생기고 했으니 돈에 대해서 개념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게 한심스러워요(웃음) 요즘 들어서 자리 잡은 고민의 일환이에요. 너무 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결혼 이후에 가장 노릇도 해야 하고 슬슬 후배들에게 형 노릇도 해야 해요. 가장으로 무게감이 생기더라고요. 좀 더 살아봐야 하겠지만 작품에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어요.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행복한 무게감이죠” 가장의 무게도 견뎌야 하지만 조우진이 최근 꽂힌 또 하나의 화두는 ‘나눔’이다.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면서 팬들에겐 확실한 피드백을 주는 남자기도 하다. 팬카페에서 팬들에게 남기는 말은 ‘스윗’ 그 자체다.  “덕분에 힘을 받죠.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팬카페에 고백을 했어요. 날 기분 좋게도 긴장하게도 만드는 신기한 분들이라고요. 이분들 덕분에 더 잘하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가끔 노래도 불러서 영상으로 올려요. 예전엔 배우는 신비감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는데 그런 통로로 소통을 나누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내 안에 있는 화두가 ‘나눔’이거든요. 소통하면서 오는 행복이 있어요.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을 가져다주더라고요.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팬들이 힘이 돼요”  잘 몰랐던 배우에서 조우진은 단역, 조연 과정을 탄탄히 밟아오며 이제 충무로에서 없어선 안 되는 대세 배우가 됐다. 배우로서의 삶을 바라봤을 때 원대한 꿈은 없다. 다만 잊고 싶지 않은 것은 분명히 했다. 상대 배우의 의견을 묻고 대중의 반응을 꼼꼼히 체크하는 조우진다운 답이었다.  “목표는 없는데 태도와 생각은 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내 노력과는 비례할 수 없는 너무나 과한 칭찬을 받았어요. 이 가지가 누구를 찌르지 않고 어긋나지 않게 뻗어나가는 게 오늘이자 내일의 목표에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표현도 있겠지만 ‘오늘도 무사히’가 목표죠. 이제 가족의 구성원이기도 하고(웃음) 잘 채워갔으면 좋겠어요”

[남우정의 마주보기] 조우진이 스스로 빛나는 법

남우정 기자 승인 2019.03.13 09:57 | 최종 수정 2138.05.23 00:00 의견 0
조우진(사진=쇼박스 제공)
조우진(사진=쇼박스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아시다시피 분량 욕심내는 배우는 아니에요” 

맞다. 조우진은 분량에 영향을 받는 배우가 아니다. 2015년 영화 ‘내부자들’로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에도, 주연으로 출연한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심지어 몇 컷 나오지 않았던 ‘1987’에서도 조우진이 연기한 캐릭터는 기억에 남는다. 

비슷한 성향의 캐릭터인 것 같아도 조우진이 연기하면 다르다. 같은 엘리트 악역이라도, 사투리를 쓰는 순박한 아저씨라도 조우진이 연기하면 캐릭터가 낭비되지 않는다. 이번 영화 ‘돈’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돈’에서 조우진은 금융 작전을 잡아내는 금윰감독원 직원 한지철 역을 맡았다. 한 번 문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개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다. 희한하게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인물임에도 마냥 선한 캐릭터로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냥개가 아닐까 싶어요. 시스템도, 상사 명령도 무시하고 달려들 만큼 물불 가리지 않잖아요. 금융 범죄가 지능화 되어 가는데 그걸 한지철을 통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사냥개니까 센 느낌으로 이를 드러냈다 라기 보단 이 사람도 이 시스템 안에서 사냥개처럼 돌변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워커홀릭에 초점을 맞췄죠”

사실 한지철은 지난해 조우진이 출연했던 ‘국가부도의 날’의 재정국 차관을 떠오르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같은 금융권 캐릭터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배우로도 고민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이지만 조우진은 캐릭터에만 파고들었다. 글자 하나하나까지도 섬세하게 파고든다. 캐릭터를 통해서도 배울 게 있다는 그의 자세와도 연결되어 있다. 

“상대 배우도 그렇고 임하는 인물에 의해서 배우려고 접근하면 얻는 게 많아요. 관객이 봤을 때 악당이라고 해도 그들이 각자 담고 있는 신념과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지철도 마찬가지에요. 자기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죠. 비슷한 캐릭터가 주어지는 건 나한테 그만큼 기대감이 있으신 거겠죠. 내가 하는 일에 숙명이죠.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건 부질없는 것 같아요. 주어진 작품에 대해서 정말 장면에 맞은 인물로 파고들려고 해요. 결과물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는 게 나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캐릭터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조우진은 피드백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연기를 할 때도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혹여나 불편하게 한 건 없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피곤할 법도 한데 좋은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방법이라면 필요하다고 말한다. 관객과 대중들의 반응도 꼭 챙긴다. 칭찬보단 부족함을 지적하는 평가에 더 눈이 간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도움이 된다고. 

“몸이 피곤하더라도 좋은 결과물을 위해선 그 방식이 나쁘지 않다면 하려고 해요. 그런 성향인가봐요. ‘내부자들’ 때도 (이)병헌이 형 진짜 팔도 아닌데 자르고 나서 ‘괜찮냐’고 물어봤어요(웃음) 어떤 선배들은 물어보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는데 이렇게 생겨먹은 것 같아요” 

영화 ‘돈’은 장르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조우진 역시 촬영을 하면서,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 돈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특히 지난해 결혼식을 올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조우진에겐 더 깊어진 고민이 됐다. 

“개인적으론 돈을 잘 몰라요. 돈 관리도 통장만 나한테 있고 아내가 관리해요. 가족도 생기고 했으니 돈에 대해서 개념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게 한심스러워요(웃음) 요즘 들어서 자리 잡은 고민의 일환이에요. 너무 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결혼 이후에 가장 노릇도 해야 하고 슬슬 후배들에게 형 노릇도 해야 해요. 가장으로 무게감이 생기더라고요. 좀 더 살아봐야 하겠지만 작품에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어요.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행복한 무게감이죠”

가장의 무게도 견뎌야 하지만 조우진이 최근 꽂힌 또 하나의 화두는 ‘나눔’이다.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면서 팬들에겐 확실한 피드백을 주는 남자기도 하다. 팬카페에서 팬들에게 남기는 말은 ‘스윗’ 그 자체다. 

“덕분에 힘을 받죠.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팬카페에 고백을 했어요. 날 기분 좋게도 긴장하게도 만드는 신기한 분들이라고요. 이분들 덕분에 더 잘하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가끔 노래도 불러서 영상으로 올려요. 예전엔 배우는 신비감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는데 그런 통로로 소통을 나누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내 안에 있는 화두가 ‘나눔’이거든요. 소통하면서 오는 행복이 있어요.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을 가져다주더라고요.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팬들이 힘이 돼요” 

잘 몰랐던 배우에서 조우진은 단역, 조연 과정을 탄탄히 밟아오며 이제 충무로에서 없어선 안 되는 대세 배우가 됐다. 배우로서의 삶을 바라봤을 때 원대한 꿈은 없다. 다만 잊고 싶지 않은 것은 분명히 했다. 상대 배우의 의견을 묻고 대중의 반응을 꼼꼼히 체크하는 조우진다운 답이었다. 

“목표는 없는데 태도와 생각은 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내 노력과는 비례할 수 없는 너무나 과한 칭찬을 받았어요. 이 가지가 누구를 찌르지 않고 어긋나지 않게 뻗어나가는 게 오늘이자 내일의 목표에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표현도 있겠지만 ‘오늘도 무사히’가 목표죠. 이제 가족의 구성원이기도 하고(웃음) 잘 채워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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