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울림이 되고 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영순 무용단의 대표이자 예술감독인 이영순 단장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무용으로 승화시킨 취지를 밝혔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아트센서 앙상블시어터에서 열린 ‘제 22회 성남 창작 무용제-소녀와 꽃’ 공연에서
이날 이영순 무용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그려냈다. 공연의 총 지휘를 맡은 이영순 예술감독은 “일제 강점기에 겪어야만 했던 우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맺힌 한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드리기 위해 '소녀와 꽃' 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며 “ ‘다시 있어서는 안될 역사를 꼭 기억해주세요’라는 할머니들의 외침이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분에게 마음에 울림이 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행복한 어린 소녀의 삶으로 시작돼 일본군에 끌려가 성노예로 살아가는 아픔, 해방 후 귀향했지만 주변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겠다는 후손의 다짐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으로 관객들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안무를 담당한 고유정 무용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관련 자료도 찾아보고 전시회도 가보았다. 역사적 깊은 상흔을 춤사위로 승화시킨다는 게 결코 녹록치 않은 작업임을 절감했다”며 “숭고한 역사 의식을 잊지 않고 예술혼을 피워 내는 것이야말로 소명이라 다짐하며 안무자로서 손짓발짓 하나도 고민하고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소녀와 꽃’ 공연은 이영순 무용단의 이영순 단장이 예술감독과 무용가로 참여했고, 안무가 고유정이 안무를 구성했다. 무용에는 이영순, 이승희, 임서현, 황혜영, 고유정, 강효정, 문성환, 강찬, 박현진, 안세민, 오예빛이 함께했다.
그 외에도 ‘소녀와꽃’의 가창자인 성국과 한여름과 경기민요 방글이 특별 출연했으며, 국악과 밴드가 결합된 라이브 연주에는 음악감독 김계희(생황·피리), 박영기(건반), 신동명(드럼), 이검(콘트리베이스), 최진(해금), 임형묵(타악), 고윤진(가야금)가 참여,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공연 연출에는 KBS ‘아침마당’ 코너 '도전 꿈의 무대'를 연출하는 이헌희 PD가 참여해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엔딩 무대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소녀와 꽃’이 쓰여 의미를 더했다. 이 무대를 위해 ‘소녀와 꽃’ 가창자 성국, 한여름이 특별 출연했으며, 경기민요 방글도 함께했다.
공연장 외부에서는 평화의소녀상 지키미들이 전시를 열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현주소를 관객들에게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