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뷰티풀 보이스' 스틸
영화 ‘뷰티풀 보이스’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주는 웃음과 현실적인 에피소드를 통한 공감은 있었지만,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이나 완성도는 부족했다.
‘뷰티풀 보이스’는 좁아터진 부스 안에서 광고주가 내린 새로운 미션을 소화해야 하는 성우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영화다. 4차원 ‘덕후’부터 남몰래 연기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과거 톱 성우, 1인 미디어에서 더빙 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청년 등이 펼치는 활약이 흥미를 자아낸다.
■ Strength(강점)
5명의 성우와 회사 대표 박 사장(박호산 분), 연출을 맡은 이 감독(연제욱 분), 광고주 강 팀장(배유람 분) 등 독특한 특징을 가진 캐릭터들이 녹음실로 모여드는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아끼는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16차원 유리(문지인 분)부터 지나친 의욕으로 주변인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광철(김정팔 분)까지, 그들의 엉뚱한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웃음은 저절로 난다.
엉뚱함으로 무장한 이들이 선사하는 웃음 외에도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이 뭉클함을 선사한다. 배우를 꿈꿨지만 현실은 단역을 전전하며 쫓겨나기 바쁜 톱 성우 은아(김민주 분), 광고주의 무리한 요구에 쩔쩔매는 박 사장 등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만드는 감동이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사진=영화 '뷰티풀 보이스' 스틸
■ Weakness(약점)
초반 보여준 장점을 확장하지 못한 한정적인 이야기가 이번 영화의 발목을 잡는다. 대부분의 사건이 녹음실에서 일어나는 이번 영화는 광고주의 갑질과 성우 군단의 갈등을 반복하게 되고, 이에 초반의 신선도를 낮추는 것이다.
잔재미와 유쾌함 역시 초반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 자체를 영화의 동력으로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에피소드들을 눈덩이 굴리듯 굴리며 사건의 스케일을 키우는 ‘뷰티풀 보이스’는 다소 무리한 연결을 시도한다. 여기에 영화는 이 빈틈을 단순한 웃음으로 메우려 하고, 이는 영화 전체의 개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 Opportunity(기회)
‘하쿠나마타타 폴레폴레’라는 제목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었다. 개봉 전 어느 정도 입소문이 이뤄졌다는 것은 ‘뷰티풀 보이스’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Threat(위협)
쟁쟁한 국내 영화들이 동 시기 개봉했다. ‘걸캅스’부터 ‘배심원들’ ‘악인전’ 등 다양한 장르가 극장가를 선점 중인 상황에서 ‘뷰티풀 보이스’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