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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시간을 되돌아보면 음악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수 김현철은 1989년 ‘춘천 가는 기차’로 데뷔했다. 이 곡은 데뷔하자마자 김현철을 널리 알리게 했고, ‘달의 몰락’ ‘왜 그래’ ‘거짓말도 보여요’ ‘연애’ 등을 비롯한 숱한 히트곡으로 천재 뮤지션'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사랑이 쑥스러웠는지 “인기는 별로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 당시에는 음악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시기였어요. 록이나 힙합 등이 태동할 시기였고 1등, 20등 등의 순위 개념이 지금보다 훨씬 없던 때였죠. 제 인기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달려오던 그는 어느 순간 음악에 흥미를 잃었다. 2006년 발매한 정규 9집 앨범 ‘토크 어바웃 러브’ 이후 ‘10집-프리뷰‘를 내기까지 13년이 걸린 이유다. 하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는 바로 “음악 하길 잘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음악을 안 했으면 공부를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음악 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곡을 쓸 때 어느 한 소절이 내 마음에 드는데 듣는 분들은 평가를 할까 상상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보통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도 ‘과연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또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사운드가 아닌 다른 사운드가 나올 때도 있는 그런 과정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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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0년 된 베테랑 가수라도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이번 앨범 ‘10집-프리뷰’로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고 털어놨다.
“30년 전에는 설렘만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나이쯤 되니까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해요. 물론 두려운 일이 찾아오더라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50년 살면서 습득한 노하우는 있지만 어쨌든 두렵기는 마찬가지예요. 평가는 대중이 하는 거잖아요.”
김현철은 자신만의 캐비닛에 그동안 작업했던 음악들을 쌓고 있다. 올 가을 발매하는 정규 10집까지 넣고 시간이 흐른 뒤 일기처럼 다시 꺼내보고 싶다는 그다.
“이번 앨범은 30주년 의미보다는 10집이라는 의미가 더 커요. 이번 앨범을 내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동안 쌓아온 음악이나 생각을 다음 앨범에, 또 쌓여가는 생각을 다음 앨범에 넣는 방식으로 쭉 이어왔지만 10집 이후에는 싱글 등 형태를 달리하며 자유로워질 것 같아요.”
올 가을 공개될 10집에는 가수 최백호, 박정현, 백지영, 박원, 정인 등과 함께한 곡이 실린다. 30년 내공을 담아 음악은 하는 사람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이라는 신조를 내세웠다.
“30년이 되니까 곡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사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남들은 내 전성기가 지났다고 하는데 다시 왕성하게 활동할 재료를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