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캡쳐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해 시청자들이 비난하고 있다. 2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은 팬미팅 준비를 위한 ‘런닝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이야기 ‘런닝맨 굿즈 제작 레이스’를 방송했다. 문제의 장면은 멤버들이 미션비를 받기 위해 주사위를 굴리던 중 나왔다. 멤버들이 주사위를 던져 계속 숫자 1이 나오자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이라는 자막이 나온 것이다. 누가 봐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말을 연상시킨다. 이 말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세상에 밝혀지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이 수사관 6명에 의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 연행되어 수배자 박종운의 소재파악을 위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으로 이날 11시 20분경에 숨졌다. 이들은 물고문과 전기고문으로 박종철을 숨지게 하고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은폐 조작하려 했다. 다음날인 15일 중앙일보에 기사가 실리자, 경찰이 이에 대해 조작해 설명하려던 중 치안본부 박처원 대공담당 차장이 “경찰이 책상을 탁 하고 치자 억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87년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다. ‘런닝맨’ 자막은 이런 현대사의 비극을 희화화한 것이다. ‘런닝맨’이 생방송도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막이 만들어지고 방송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난에 반박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서는 이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런닝맨’은 과거에도 고려대학교 로고와 일베를 합성한 로고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의 설정 및 스토리 일부를 따라했다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후, 지난 5월 26일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런닝맨’ 부적절 자막 비난

유명준 기자 승인 2019.06.02 23:07 | 최종 수정 2138.11.01 00:00 의견 0
사진=SBS 캡쳐
사진=SBS 캡쳐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해 시청자들이 비난하고 있다.

2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은 팬미팅 준비를 위한 ‘런닝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이야기 ‘런닝맨 굿즈 제작 레이스’를 방송했다.

문제의 장면은 멤버들이 미션비를 받기 위해 주사위를 굴리던 중 나왔다. 멤버들이 주사위를 던져 계속 숫자 1이 나오자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이라는 자막이 나온 것이다. 누가 봐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말을 연상시킨다.

이 말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세상에 밝혀지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이 수사관 6명에 의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 연행되어 수배자 박종운의 소재파악을 위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으로 이날 11시 20분경에 숨졌다. 이들은 물고문과 전기고문으로 박종철을 숨지게 하고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은폐 조작하려 했다.

다음날인 15일 중앙일보에 기사가 실리자, 경찰이 이에 대해 조작해 설명하려던 중 치안본부 박처원 대공담당 차장이 “경찰이 책상을 탁 하고 치자 억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87년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다.

‘런닝맨’ 자막은 이런 현대사의 비극을 희화화한 것이다. ‘런닝맨’이 생방송도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막이 만들어지고 방송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난에 반박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서는 이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런닝맨’은 과거에도 고려대학교 로고와 일베를 합성한 로고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의 설정 및 스토리 일부를 따라했다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후, 지난 5월 26일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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