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하나레이 베이' 스틸
모성애 강한 어머니부터 강인하고 주체적인 중년 여성, 괴짜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인물을 담아낸 영화들이 극장가를 채우고 있다.
■ ‘하나레이 베이’: 담담하지만 따뜻한 위로
아무런 준비 없이 아들의 죽음을 맞닥뜨린 주인공 사치가 하나레이 해변을 찾아 위로를 받고, 과거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해마다 아들이 죽은 장소를 찾는 엄마의 깊은 슬픔을 표현한 요시다 요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죽은 아들은 물론,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방문한 장소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인다. 사치가 치유 받고, 성장하는 과정이 고즈넉한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도 위로를 건넨다.
■ ‘글로리아 벨’: 인생에 대한 유쾌하지만 묵직한 강의
제2의 로맨스를 시작했지만 오직 사랑만 할 수 없는 현실을 통해 잊혀졌던 나를 찾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90회 아카데미,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작품이다.
이혼 후 혼자 살고 있는 글로리아는 새로운 사랑을 하는 데 두려움도 없고, 여전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활력 넘치는 50대 여성이다. 중년 여성이 보여준 치열함과 용기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이끌어낸다. 당연할 수 있는 메시지지만 줄리안 무어의 입체적인 연기가 깊이감을 더한다.
사진=영화 '글로리아 벨' '닥치고 피아노' 스틸
■ ‘닥치고 피아노!’: 괴짜 예술가가 선사하는 풍성한 음악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사랑한 래퍼이자 피아니스트, 엔터테이너이자 예술가인 괴짜 천재 음악가 칠리 곤잘레스의 음악 세계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칠리 곤잘레스가 고향 캐나다에서 머물던 시절부터 90년대 후반 베를린의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활동하던 시절, 그리고 파리를 거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필하모닉 공연장에 서던 모습이 모두 담긴다.
칠리 곤잘레스라는 흥미로운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이어진다. 과감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등 찰리 곤잘레스의 특징이 담긴 공연 장면으로 영화가 채워졌고, 이는 음악 영화의 매력을 만끽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