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장혜진은 ‘기생충’을 통해 전에 없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결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연기에 대한 애정 하나만 보고 달려온 장혜진의 뚝심이 꽃피운 결실이기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발걸음이 기대된다.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국내 흥행에 장혜진은 물론, 그의 고생을 알고 있던 주변인들에게도 기쁜 일이었다. 장혜진은 그들의 반응이 고마우면서도 진작 이런 즐거움을 안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들을 나보다 더 좋아한다. 주변에서는 내가 잘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 모두 안타까워했다. 왜 내게 기회가 없는 건지 함께 애를 태워주시기도 했다. 이번에는 친척과 가족, 친구들 모두 내 기사도 먼저 보내주고 어떤 사진이나 자세가 예쁜지 디테일하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동안 느낀 감사함에 보답하는 것 같아 좋다.”
1998년 데뷔 이후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연기를 그만둔 시기도 있었다. 연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며 10년을 버텼지만 늘 갈증이 있었고, 결국 영화 ‘밀양’을 통해 다시 뛰어들었다.
“연기를 그만 둔 10년 동안은 아예 다른 일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연기가 너무 좋아서 돌아왔고, 가족들도 고맙게 동의를 해줬다. 그 이후 일이 여전히 안 풀릴 때도 그냥 연기가 좋은 마음에 버텼다.”
그렇게 독립 영화와 드라마 단역, 연극 등 가리지 않고 연기를 하다 보니 ‘기생충’ 캐스팅과 지금의 소속사와의 계약이라는 겹경사가 찾아오기도 했다. 장혜진은 현재 소속사는 ‘기생충’ 캐스팅 사실을 알기 전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곳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사람 운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감독님에게 제안이 오고 얼마 뒤 김숙에게 연락이 와서 자신의 회사에서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한꺼번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 출연이 확정된 뒤에 말씀을 드렸고, 회사에서도 좋아하셨다. 내가 유명하지 않은 데도 같이 하자고 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장혜진은 오랜 친구인 김숙을 비롯해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등 어려울 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이들을 절대 잊지 않으려 했다. 윤 감독과 봉 준호가 찾으면 지나가는 단역으로라도 꼭 출연하겠다는 말로 감사의 뜻을 거듭 밝혔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지 갚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나를 이끌어 주신 분들이니 감사의 마음이 너무 크다. 평생 계약 하자고 하면 그럴 마음도 있다.”
주변인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차근차근 성장한 장혜진은 자신의 연기 인생처럼 ‘과정’이 의미 있고 즐거운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들게 올라온 자리지만 화려함을 누리기보다는 함께 나누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좋은 분을 만나 같이 ‘파이팅’하고 싶다. 큰 바람일 수 있지만 과정도 행복한 작품을 하고 싶다.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보다는 모자라고 부족해도 서로 보듬어가면서 하고 싶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비슷했다. 장혜진은 이슈가 되는 작품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동안 받은 응원을 갚고 싶은 마음도 포함됐다.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다. 공감 가는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해주고 싶다. 욕을 먹는 역할도 괜찮다. 내 연기를 보며 사람들이 시원해하면 그것도 위로가 될 것 같다. 연기를 잘 했다는 칭찬 보다 내 연기를 통해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