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조폭 보스가 국회의원이 된다는 설정은 언뜻 비현실적이다. 동명의 웬툰을 원작으로 한 ‘롱 리브 더 킹’은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코믹과 액션 장르 안에 버무린 영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래원은 과하지 않고 담담하지만 섬세한 연기를 통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해바라기’ 이후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을 제대로다.
웹툰의 만화적인 설정은 김래원에게도 고민이었다. 특히 김래원은 여성에게 첫눈에 반해 개과천선을 결심하는 세출의 성장기를 납득시켜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에 대한 믿음이 그의 선택을 도왔다.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는 있는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리얼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막막했던 거다. 하지만 강윤성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에 선택을 했다. 초반에는 감독님께 정말 많은 것들을 여쭤봤다.”
강 감독은 현장에서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내며 배우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감독이었다. 현장에서 갑자기 대본이 바뀔 때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촬영 방식에 적응을 하고 나니 그 어떤 현장보다 즐거웠다.
“갑작스러운 상황이나 대사들을 해주실 때 늘 준비가 돼있어야 했다.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배우들이 다 자연스러웠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하게 된 것 같아 좋았다.”
세출의 입장에서 거듭 생각하다 보니 실제로 캐릭터와 닮아가기도 했다. 건설 현장에서 시위하는 변호사 강소현을 만난 뒤 조폭 일까지 그만두고 새 사람이 되는 세출의 단순함을 위해 일부러 고민을 접어둔 채 앞만 보고 달렸다.
“보통의 인물들이 하는 행동에는 계기가 있다. ‘이때 세출의 감정은 어떨까’를 먼저 생각하며 접근했는데, 하다 보니 이렇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장세출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냥 결과만 생각하고 앞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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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멜로 부분에서는 고민이 필요했다. 아무리 앞 뒤 없는 행동을 하는 세출이지만 그가 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소현에게 반하는 장면마저 현실감이 떨어지면 영화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처음 강소현에게 빠졌다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이 됐다. 너무 과감하다 보니 내가 과한 연기를 할 것 같았다.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는데, 오히려 내게 많이 맡겨 주셨다. 그래서 오히려 담담하게 표현이 된 것 같다. 나중에 감독님이 후반 작업으로 효과를 주셨더라. 나는 하던 대로 했고, 감독님이 편집이나 카메라 기법, 음악 같은 부가적인 장치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을 해주셨다.”
이 장면에 더욱 신경 쓴 이유는 또 있었다. ‘롱 리브 더 킹’이 정치 누아르, 액션, 코믹 모든 장르가 총 망라된 영화지만, 김래원은 두 사람의 멜로가 영화를 지탱하는 중심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감독님을 제외한 주변 분들은 이 영화가 멜로랑은 거리가 멀다고 많이 생각하셨다. 근데 나는 몇 신 때문에 전체가 멜로 느낌이 많이 날 것 같았다. 내가 다르게 읽었을까 봐 조심스럽게 여쭤봤는데 맞게 봤다고 해주셨다.”
국회의원 도전기를 다룬 만큼 어려운 정치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예비 관객들을 위한 당부도 남겼다.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 이 시대가 필요한 젊은이을 담은 것이 아닌가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그것보다는 그냥 재미를 느끼셨으면 한다. 조폭 미화나 정치적 성향을 우려하시는 분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②편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