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박명훈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가 박 사장(이선균 분)의 저택 지하실에 숨어 살고 있다는 설정은 ‘기생충’의 핵심 반전이었고, 때문에 그의 존재는 한동안 숨겨져 있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도 나설 수 없어 답답했던 박명훈은 이제야 말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음껏 털어놨다. 개봉 후 3주 만에 존재를 드러낸 박명훈은 칸 영화제는 물론, 언론시사회, 인터뷰 등 공식 행사에는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 영화 후반부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그였기에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다. “아쉬움보다는 짜릿함이 컸다. 마음으로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했다고 생각했다. 칸에서 호응도 너무 좋았다고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근세처럼 나도 숨어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20년 동안 연기를 했지만, 이렇게 큰 상업영화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다. 첫 상업영화에서 봉준호 감독을 만난 것은 그에게도 영광이었다. 그러나 비밀 유지를 위해 주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어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영화 ‘재꽃’ GV를 봉준호 감독님이 진행을 해주셨다. 그때 내 연기를 칭찬해주시기는 했지만 연락이 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시나리오를 보다가 뒤에 내 역할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큰 충격을 받았고, 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싶었다. 비밀 유지 각서를 썼기 때문에 혼자 읽느라 답답했다.” 봉 감독의 제안이 놀랍고, 기쁘기는 했지만 동시에 부담감도 존재했다. 때문에 박명훈은 자신의 촬영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현장에 방문해 분위기를 익히며 적응을 위해 애썼다. “촬영 한 달 전부터 현장을 찾아갔다. 연극, 뮤지컬만 하다가 독립 영화를 통해 발을 들였다. 단편 영화 경험까지 10편을 찍었지만 상업 영화는 처음이었다. ‘내가 잃을 게 뭐 있나’라는 마음도 들더라. 좋은 기회니 편하게 하자고 했다. 먼저 가서 세트장에도 있어 보고, 송강호 선배님, 배우들과 호흡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 적응 기간을 가지려고 했다.” 사진제공=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송강호가 보여준 배려에 감동을 드러냈다. 늘 존경하고, 궁금했던 선배와 가까이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송강호 선배님이 맨날 밥을 사주시고, 전화 와서 아침을 먹자고도 해주셨다. 현장 경험들도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신데 직접 다가와 주시니까 놀라웠다. 곁에서 지켜보니 인물에 대해 항상 날을 세우고 계신 것 같았다. 후배들과는 편하게 있으면서도 기택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호흡들이 옆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긴 시간 대배우로 어떻게 군림하는지 알겠더라.” 부담감을 덜어낸 뒤에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박 사장에 대한 리스펙트를 외치거나 이마로 전등 스위치를 눌러 모스부호를 전하는 장면 등 근세의 기괴함이 섬뜩함을 자아내지만, 박명훈은 그를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상황에 몰려 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러 어떤 스타일도 연기에 입히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 날 것의 반응이 안 나올 것 같았다. 근세는 길가다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인데, 상황 때문에 변했다고 생각했다. 스타일을 염두에 뒀으면 그냥 그로테스크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깨고 희로애락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②편으로 이어짐

[마주보기①] ‘기생충’ 박명훈, 지하실 ‘그 분’을 연기하는 법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6.18 11:11 | 최종 수정 2138.12.03 00:00 의견 0
(사진제공= 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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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가 박 사장(이선균 분)의 저택 지하실에 숨어 살고 있다는 설정은 ‘기생충’의 핵심 반전이었고, 때문에 그의 존재는 한동안 숨겨져 있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도 나설 수 없어 답답했던 박명훈은 이제야 말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음껏 털어놨다.

개봉 후 3주 만에 존재를 드러낸 박명훈은 칸 영화제는 물론, 언론시사회, 인터뷰 등 공식 행사에는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 영화 후반부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그였기에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다.

“아쉬움보다는 짜릿함이 컸다. 마음으로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했다고 생각했다. 칸에서 호응도 너무 좋았다고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근세처럼 나도 숨어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20년 동안 연기를 했지만, 이렇게 큰 상업영화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다. 첫 상업영화에서 봉준호 감독을 만난 것은 그에게도 영광이었다. 그러나 비밀 유지를 위해 주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어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영화 ‘재꽃’ GV를 봉준호 감독님이 진행을 해주셨다. 그때 내 연기를 칭찬해주시기는 했지만 연락이 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시나리오를 보다가 뒤에 내 역할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큰 충격을 받았고, 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싶었다. 비밀 유지 각서를 썼기 때문에 혼자 읽느라 답답했다.”

봉 감독의 제안이 놀랍고, 기쁘기는 했지만 동시에 부담감도 존재했다. 때문에 박명훈은 자신의 촬영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현장에 방문해 분위기를 익히며 적응을 위해 애썼다.

“촬영 한 달 전부터 현장을 찾아갔다. 연극, 뮤지컬만 하다가 독립 영화를 통해 발을 들였다. 단편 영화 경험까지 10편을 찍었지만 상업 영화는 처음이었다. ‘내가 잃을 게 뭐 있나’라는 마음도 들더라. 좋은 기회니 편하게 하자고 했다. 먼저 가서 세트장에도 있어 보고, 송강호 선배님, 배우들과 호흡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 적응 기간을 가지려고 했다.”

(사진제공=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송강호가 보여준 배려에 감동을 드러냈다. 늘 존경하고, 궁금했던 선배와 가까이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송강호 선배님이 맨날 밥을 사주시고, 전화 와서 아침을 먹자고도 해주셨다. 현장 경험들도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신데 직접 다가와 주시니까 놀라웠다. 곁에서 지켜보니 인물에 대해 항상 날을 세우고 계신 것 같았다. 후배들과는 편하게 있으면서도 기택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호흡들이 옆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긴 시간 대배우로 어떻게 군림하는지 알겠더라.”

부담감을 덜어낸 뒤에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박 사장에 대한 리스펙트를 외치거나 이마로 전등 스위치를 눌러 모스부호를 전하는 장면 등 근세의 기괴함이 섬뜩함을 자아내지만, 박명훈은 그를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상황에 몰려 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러 어떤 스타일도 연기에 입히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 날 것의 반응이 안 나올 것 같았다. 근세는 길가다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인데, 상황 때문에 변했다고 생각했다. 스타일을 염두에 뒀으면 그냥 그로테스크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깨고 희로애락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②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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