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싸이더스HQ
“이젠 나 개인의 치유만이 아닌 세상의 치유를 위해 미술을 하고 싶다.”
가수 솔비의 개인전 ‘Real Reality, 불편한 진실’ 전시장 안에 적힌 문구다. 2010년부터 미술을 접한 그는 아티스트로서 또 다른 걷고 있다. 하지만 가수의 삶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며 한층 더 성장한 작가 권지안으로 삶을 마주하고 있다.
솔비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에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주제로 2017년부터 작업한 약 70여 점의 작품이 진열돼 있다.
3년 만에 개인전을 연 솔비는 “2012년도에 처음 개인전을 한 뒤 이번에 4번째다”라며 “이번 작업을 준비하면서 주제 자체도 조금 더 자신에 대해서 꺼내야 하는 것들이 많고, 상처를 건드리고 치유를 하는 과정이 다 담겨있는 거 같다. 그래서 이번 작업을 하면서 성장한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뿌듯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Real Reality, 불편한 진실’은 레드, 블루, 바이올렛 색깔로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히 레드는 여자 연예인으로서 안고 살아왔던 상처들을 표현했다. 2009년 가짜 음란 동영상 사건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그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솔비는 “온라인 세상에서 겪는 무분별한 이야기들과 악플, 나와 상관없이 확산되는 이야기들을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작업을 통해 같이 공감하고 싶었다”며 “레드는 투쟁하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상처를 받고 숨어있었는데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좀 더 용기 있게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컸다. 그러면서 나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미술을 통해 치유했다고 말했다.
사진=싸이더스HQ
2018년에 제작된 블루는 계급사회의 진실을 다뤘다. 갑질 횡포들이 계속 일어나던 당시 상황을 보며 사회계층 간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바이올렛은 아름답게 포장된 사랑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넣어 작년부터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작업했다.
솔비는 “블루에는 사회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내가 다 투영돼 있다. 불루를 하면서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바이올렛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힘을 빼고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질문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원초적인 아담과 이브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상처를 안고 그 상처를 표현했다면, 작업을 통해 점점 상처가 치유가 된 거 같다. 많은 분들에게도 이런 스토리가 전달됐을 때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솔비는 지난 12일 디지털 싱글 ‘하이퍼리즘 바이올렛(HYPERISM VIOLET)’을 발매하기도 했다. 솔비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으며 ‘사랑, 아픔, 만남, 이별, 반복되는 삶을 살아’라는 가사로 사랑과 이별이 만든 상처로 뒤덮인 ‘바이올렛 세상’에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솔비는 “처음에는 굉장히 센 음악이었는데 파리 가서 바뀌었다. 현지에서 머물면서 자연에 빠져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새소리도 넣고 숲 속을 걷는 느낌을 나게 구성했다”며 “가사를 ‘멍’에 맞게 썼지만 악기 구성부터 스토리까지 고조되는 느낌으로 퍼포먼스를 염두하고 작업했다. 그래서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대중적인 음악으로 찾아올 것을 예고했다. 솔비는 “지금 음악은 미술 작업에 비중을 많이 둔 음악이다. 미술 작업 재료가 음악”이라며 “다음 음반은 기존에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모습으로 찾아올 것 같다”고 계획을 밝혔다.
마주보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