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기생충’으로 갑자기 나타난 것 같지만 박명훈은 공연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배우였다. 영화의 반전을 개성 넘치는 연기로 이끈 그의 존재감은 20년 내공이 만든 결과였다.
그간 연극, 뮤지컬, 독립영화 등에서 주로 활약한 박명훈은 첫 상업영화 출연에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국내 흥행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듣는 것도 그에게는 새로운 일이었다.
“연락이 끊겼던 분들에게까지 연락이 왔다. 비밀을 유지하느라 가까운 사람에게도 출연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깜짝 놀라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 요즘에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느낌도 있다. 이런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긴 시간 연극과 뮤지컬을 하면서는 얻지 못했던 인지도를 단번에 쌓기도 했다. 그러나 박명훈은 인기나 유명세보다는 자신과 어울리는 작품, 무대에 서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공연계에서는 유명한 작품들을 했다. 대학로 배우라면 한 번쯤 겪고 지나갔을 법한 작품도 했다. 대극장에 많이 서면 더 유명해질 수 있는데 그걸 좀 경계했다. 나는 노래보다는 연기가 중요한 소극장 연극, 뮤지컬을 많이 했다. 연기하는 맛은 소극장에서 더 느낀다. 또 나는 노래 실력이 대극장에서 할 만큼은 아니기도 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해왔다. 유명해지지 못 했을 뿐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해서 만족을 한다.”
사진제공=엘아이엠 엔터테인먼트
2014년 영화 ‘산다’로 매체 연기를 시작한 박명훈은 영화에서 또 다른 생생함을 느꼈다. 무대에서 느낀 현장감도 짜릿했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느낀 생동감은 그에게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순간 살아있는 장면을 포착하는 것이 영화다. 이 과정에서 ‘날 것’이 나왔을 때 가장 좋다. 그 찰나의 생동감을 담는 것이 영화인 것 같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을 한다.”
데뷔 15년 만에 도전한 새로운 분야인 만큼 앞으로는 영화에 매진하며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무대 위 코믹한 모습부터 독립 영화 속 평범한 소시민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그가 영화에서 보여줄 모습은 또 어떨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분간은 영화에 집중을 하고 싶다. 배우 생활을 한지 20년이 됐는데, 영화는 내게 또 다른 시작이 된 느낌이다. 시작하는 만큼 공을 들여 노력을 해보고 싶다.”
역할에 대한 한계를 만들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경험은 많을수록 좋다는 그의 가치관과도 맞닿은 결심이었다.
“어쨌든 배우는 선택을 당하는 직업이다.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나는 제안 받는 입장이다. 여건이 닿는 대로 하고 싶다. 아직은 가릴 처지가 아니다.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내가 믿고 의지하는 분들과 상의를 하고 싶다. 경험은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