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EW 유재명이 연기한 ‘비스트’의 형사 민태는 차갑지만 뜨겁고, 이성적이지만 욕망에 사로잡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캐릭터를 만난 유재명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요령을 찾기보다 핵심을 밀어붙인 그는 한 인물이 괴물이 돼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납득시킨다.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긴장했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특히 감정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파악조차 못 할 만큼 모호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는 재미를 느끼고, 그 다음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세계관은 알겠지만 깊이감은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고민이 됐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너무 선명하고,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주는 긴장감이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고민은 이어졌다. 민태가 ‘왜’ 그런 선택과 행동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사진제공=NEW “감독님과 이야기 끝에 도달한 것은 ‘민태는 민태다’다. 그의 전사(前事)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그에게 아내가 있고, 다른 사연이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민태만의 성격과 또 결함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과정을 겪었다. 지금 현재의 상태, 눈빛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고 가야 했다. 끝없이 밀어붙이면서 인간 본성을 파헤치려는 미학들을 하면서 느꼈다.” 상세한 설명이 생략돼 생긴 공백은 감독, 배우들과 함께 채워나갔다. 기댈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배우가 해야 할 역할이 더욱 컸고,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하면서 동료 배우들과 더욱 돈독해졌다.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 할 때는 힘들다. 감당하지 못 할 디테일을 받았을 때도 어렵다. 여러 자리에서 감독님, 동료들과 논쟁하고 토론했다. 어렵다고 생각하니 오기가 발동해 표현을 하고 싶었다. 그런 과정들이 현장에서 동료 의식이 생기게 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같이 힘들어서 위로를 하고 의지했다.” 끝까지 정공법으로 밀어붙여, 배우도, 보는 이들도 힘든 영화지만 그 안에는 묵직한 질문이 담겨있다. “서사의 힘으로 밀고 가는 영화와 차이점이 있다면, 인물들의 눈과 그 안에 담긴 욕망을 보여준다는 거다. 그들을 집요하게 따라가면서 치닫는 파국을 통해 ‘너희에게도 괴물이 있지 않냐’는 공격적이지만 묵직한 질문이 담겼다.” ②편으로 이어짐

[마주보기①] 유재명, 감당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7.01 14:45 | 최종 수정 2138.12.29 00:00 의견 0
사진제공=NEW
사진제공=NEW

유재명이 연기한 ‘비스트’의 형사 민태는 차갑지만 뜨겁고, 이성적이지만 욕망에 사로잡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캐릭터를 만난 유재명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요령을 찾기보다 핵심을 밀어붙인 그는 한 인물이 괴물이 돼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납득시킨다.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긴장했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특히 감정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파악조차 못 할 만큼 모호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는 재미를 느끼고, 그 다음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세계관은 알겠지만 깊이감은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고민이 됐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너무 선명하고,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주는 긴장감이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고민은 이어졌다. 민태가 ‘왜’ 그런 선택과 행동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사진제공=NEW
사진제공=NEW

“감독님과 이야기 끝에 도달한 것은 ‘민태는 민태다’다. 그의 전사(前事)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그에게 아내가 있고, 다른 사연이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민태만의 성격과 또 결함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과정을 겪었다. 지금 현재의 상태, 눈빛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고 가야 했다. 끝없이 밀어붙이면서 인간 본성을 파헤치려는 미학들을 하면서 느꼈다.”

상세한 설명이 생략돼 생긴 공백은 감독, 배우들과 함께 채워나갔다. 기댈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배우가 해야 할 역할이 더욱 컸고,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하면서 동료 배우들과 더욱 돈독해졌다.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 할 때는 힘들다. 감당하지 못 할 디테일을 받았을 때도 어렵다. 여러 자리에서 감독님, 동료들과 논쟁하고 토론했다. 어렵다고 생각하니 오기가 발동해 표현을 하고 싶었다. 그런 과정들이 현장에서 동료 의식이 생기게 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같이 힘들어서 위로를 하고 의지했다.”

끝까지 정공법으로 밀어붙여, 배우도, 보는 이들도 힘든 영화지만 그 안에는 묵직한 질문이 담겨있다.

“서사의 힘으로 밀고 가는 영화와 차이점이 있다면, 인물들의 눈과 그 안에 담긴 욕망을 보여준다는 거다. 그들을 집요하게 따라가면서 치닫는 파국을 통해 ‘너희에게도 괴물이 있지 않냐’는 공격적이지만 묵직한 질문이 담겼다.”

②편으로 이어짐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