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녹두꽃 방송 캡처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이 13일 오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 백이강(조정석 분)과 백이현(윤시윤 분) 의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이날 방송에는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이 최경선(민성욱 분)등 의병들과 함께 처형대에 올랐다. 전봉준은 죽음 직전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고 죽어서도 이 나라를 지켜보겠노라고 외쳤다. 그렇게 전봉준과 의병들은 처형대 위에 올랐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백이강이 대장이 되어 의병대를 이끌었다. 젊은 김구 김창수(박훈)이 나타났고, 이들은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전봉준의 뜻으로 의병 활동을 이었다. 이와 함께 동학농민혁명이 훗날 3.1운동 및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암시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내세운 것만으로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지만, 고부 농민봉기를 시작으로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 전주 화약, 갑오왜란, 우금치 전투, 청일전쟁 등 역사적 사건도 극 안에 녹였다. 특히 그 역사적 순간에 ‘민초’가 있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했다.
소재만큼 출연하는 배우들의 활약도 컸다. 조정석과 윤시윤, 한예리, 최무성, 김상호, 서영희 등 연기파 배우들은 ‘이미 실패한 혁명’이라는 것을 아는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안겼다. 마치 역사 속 인물을 마주보는 듯한 몰입을 더한 셈이다.
“전쟁은 증오로 만들어지지만, 혁명은 사랑으로 만들어진다”라는 전봉준의 극 중 대사처럼, 동학농민운동은 민중이 누군가의 압력이나 지시가 아닌 주체적인 대상이 돼 목소리를 낸 혁명이다. 민주, 자주적인 목소리는 ‘녹두꽃’을 통해 다시 전해진 셈이다.
사진=녹두꽃 방송 캡처
그간 제대로 조명, 평가받지 못한 실패한 역사 동학농민혁명이기에, 보는 내내 더 안타깝고 불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초들의 애절한 슬픔과 숭고한 희생을 다룬 것만으로도 ‘녹두꽃’은 이미 가치 있는 작품이었다.
“이건 그냥 잊혀진 누군가의 얘기다. 그 뜨거웠던 갑오년, 하늘이 사람이 되길 바라던 위대한 백성들, 역사는 그들을 전사라고 부르지만 우리들은 그들의 이름을 안다. 녹두꽃 그들이 있어 우리가 있다”라는 한예리의 마지막 독백이 강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