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MBC가 부당해고 여부를 두고 소송 중인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고유 업무를 배정한다. 2016, 2017년 입사한 아나운서들은 MBC가 업무를 주지 않는다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상태다.
31일, MBC는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 결과와 시행 조치에 관해 설명했다.
부당해고 여부를 두고 MBC와 소송 중인 아나운서 7명은 지난 달 15일 최승호 사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메일을 보냈다. 4일 뒤인 19일, MBC는 외부 변호사 1명과 사내 임원으로 구성된 조사위를 꾸렸다. 조사위는 해당 아나운서들이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임시로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라 정규 직원과 똑같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은 점에 대해 MBC는 “이미 기존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에 모두 배정돼 있고, 기존 아나운서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노동 인권 측면에서 이를 해소하고, 오해와 소모적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직무를 부여한 이유를 밝혔다.
MBC는 계약직 아나운서들과 책상 배치, 업무 분담 등과 관련한 면담도 진행했다.
정영하 MBC 정책기획부장은 “책상을 재배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차피 아나운서국이 두 공간을 써야 한다. 일단 전문 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우선으로 배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진훈 MBC 법무부장은 “2012년 사례는 기간제 근로자에 맞게 처우했고, 기간제법 상한 기간이 만료하면서 무기 계약직이 된 것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노동위 판정은 판례나 법률 면에서 수용하기 어려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2012년 파업 중 채용된 보도국 프리랜서 앵커가 최근 1심 판결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것과 이들의 사례는 다르다고 강조한 것이다.
MBC는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1심도 연내 판결이 날 것으로 보고,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