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음악이 좋았다.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았다.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이 좋았다.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실용음악과를 선택했다. 동덕여대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졸업 후 보컬트레이너로서 활약하던 중 Mnet ‘보이스코리아2’에 TOP4까지 올라갔다. 섹시한 외모와 감성을 주무기로 빠르게 음반을 내고 가수가 될 수 있었지만, 싱어송라이터라는 먼 길을 택했다. 그 실력을 인정받고 Mnet ‘프로듀스 101’ 보컬트레이너로 활약했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며 점점 입지가 넓어진지 약 6년 만에 ‘자신이 사랑하는 다섯 곡’으로 대중 앞에 섰다. 가수 신유미가 걸어온 길이다.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으로 음악적 저변을 넓혔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은 물론 개인 곡 작업을 하면서 5년에서 6년의 시간을 보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동안 신유미는 자신의 색깔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찾은 색이 가득 담긴 앨범이 ‘소 어딕티드 유(So Addicted to You)’다. 너에게 중독됐다는 의미다. 자신에게 혹은 자신이 중독되길 바라는 신유미를 만났다. 윤상이 표현한 ‘흑마술’과 같은 음악을 만들어낸 신유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내보인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겼다. ◇“떳떳하고 자부심 있는 뮤지션” 쉽게 갈 수 있었다. 하루 빨리 음반을 내자는 주위의 요구도 있었다. 스승 같은 존재인 윤상 역시 다른 뮤지션이 써준 곡으로 데뷔를 하자고 권유했었다. 하지만 신유미는 내키지 않았다. 자신의 음악과 색깔을 찾는데 계속 집중했다. 잠을 자기 전에 자신의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그 노래를 들으며 고칠 부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걸 특히 좋아했다. 강한 자기애가 엿보였다. “‘보이스 코리아2’ 나가고 보니 나는 그저 노래하는 애였다. 싱어송라이터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또 내 팬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슈가 되는 것과 내 음악을 찾아 듣는 건 다른 문제였다. 정말 한 분이라도 내 팬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 떳떳하고 자부심 있게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2013년에서 2014년 쯤 결정하고, 작곡과 프로듀싱에 집중했다.”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인기보다 일부 몇 몇이라도 자신의 음악을 깊게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랐다. 그런 사람들로 팬들을 채워야 꾸준히, 멀리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단다. 이 태도가 ‘보이스 코리아’를 비롯해 주위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곡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가수들이 치고 나갈 때 용솟음치는 조바심을 견딜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이었다. “단순히 화제가 되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신유미 노래’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 들어도 좋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5~6년을 버티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누군가 보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나의 음악이 엄청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결과물이 없을 때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다.” 그리고 그 때의 신유미를 ‘욕심꾸러기’, 지금의 자신을 ‘어엿한 음악인’이라고 했다. 5~6년 전의 신유미보다는 분명 성장이 있었다는 발언이다. “5~6년전. 그 때는 그냥 욕심꾸러기였다. 뭐든지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으면, 이제는 내려놓을 줄도 안다. 음악도 안다고 생각한다. 지식으로든 내공으로든.” 사진=이현지 기자 ◇ “사랑이 어떻게 쿨하니?”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중에 만들어진 수십여 개의 곡 중 추리고 추려서 나온 앨범이 ‘소 어딕티드 유’다. 일종의 사랑을 전하는 앨범이란다. 누군가에게 중독됐다는 내용이 담긴 ‘소 어딕티드 유’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그대와 나 OH OH’, 사무치는 이별의 아픔을 그린 ‘너 없는 밤’, 집착과 미련의 감정이 절절한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 새로운 출발을 전하는 ‘나의 빛’으로 구성됐다. 앨범을 쭉 듣고 나면 신유미의 색감이 잡힌다. 진하고 걸쭉한 색감에, 감정의 진폭도 크다. 쿨한 느낌 그런 거 없다. “내 마음 속에는 ‘찐따’가 하나 있다. 지질한 애다. 어른의 몸으로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 애들이 푹푹 올라올 때마다 컨트롤이 잘 안 된다. 사람을 사랑할 때 절대 쿨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리스너가 그렇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그렇듯 앨범에 스토리 라인을 넣는다. 신유미도 마찬가지다. 분명하게 잡히는 부분도 있지만, 희미하게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 신유미는 이렇게 설명했다. “‘소 어딕티드 유’는 인트로다. 소설책 보면 현재가 나왔다가 회상으로 가지 않나. 1번 트랙은 현재다. 2번 ‘그대와 나 OH OH’는 회상이다. 진하게 사랑하는 내용이다. 3번 ‘너 없는 밤’은 이어서 헤어지고 슬픈 한 여인의 아픔이다. 4번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는 다시 누군가에게 집착하고 미련을 갖다가 또 다시 상처를 받아 산산이 부서지는 것으로 끝난다. 5번 ‘나의 빛’은 훌훌 털어버리고 일이든 사랑이든 다시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시 무언가에게 중독되는 1번으로 가는 게 이번 앨범의 스토리 라인이다.” 복합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중독이다. 1번부터 5번 트랙까지 무언가에 홀린 듯한 이미지가 연결된다. 계산된 선택이다. “중독이라는 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생각이 나기도 하고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서, 때로는 숨기고 싶기도 한다.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유(YOU) 역시 인간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될 수도 있고, 물건이나 영화 같은 미디어가 될 수도 있다. 또 중독은 누구 혼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도 내 옆에 있었으니 가능한 것 같다.” 사진=이현지 기자 ◇ ‘흑마술’을 들려주마 이렇게 나온 다섯 곡을 두고 윤상은 ‘흑마술’의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너 없는 밤’을 들으면 검고 어두운 배경에서 슬픔에 잠겨 있는 한 여인이 떠오른다. ‘그대와 나 OH OH’는 비교적 밝은 멜로디지만, 역시 한 침대 위에 나란히 있는 두 남녀의 농밀함이 연상된다.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는 처절 그 자체다. ‘나의 빛’은 이 모든 것들을 서랍에 넣고 숨을 가뿐히 쉬는 느낌이다. ‘흑마술’은 신유미의 음악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흑마술’이라니 정말 재밌지 않나요? 제 노래에서 그런 느낌이 전달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고 즐거워요. 마치 마술을 부리는 가수 같잖아요. 하하” 힘들 때 즐겨듣는 노래가 이소라의 ‘아멘’이라는 신유미의 꿈은 누군가가 고통에 처해있을 때 자신의 노래로 치유받길 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힘들 때 이소라 선배님의 ‘아멘’을 듣는 것처럼 누군가 역시 내 노래를 듣고 힐링을 했으면 한다. 그러면 정말 마술이 되는 건데, 내게 그런 마술 같은 순간이 오길 매일같이 꿈꾼다.”

[마주보기ⓛ] 가수 신유미가 들려주는 ‘흑마술’

함상범 기자 승인 2019.08.19 10:40 | 최종 수정 2139.04.06 00:00 의견 0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음악이 좋았다.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았다.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이 좋았다.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실용음악과를 선택했다. 동덕여대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졸업 후 보컬트레이너로서 활약하던 중 Mnet ‘보이스코리아2’에 TOP4까지 올라갔다. 섹시한 외모와 감성을 주무기로 빠르게 음반을 내고 가수가 될 수 있었지만, 싱어송라이터라는 먼 길을 택했다. 그 실력을 인정받고 Mnet ‘프로듀스 101’ 보컬트레이너로 활약했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며 점점 입지가 넓어진지 약 6년 만에 ‘자신이 사랑하는 다섯 곡’으로 대중 앞에 섰다. 가수 신유미가 걸어온 길이다.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으로 음악적 저변을 넓혔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은 물론 개인 곡 작업을 하면서 5년에서 6년의 시간을 보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동안 신유미는 자신의 색깔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찾은 색이 가득 담긴 앨범이 ‘소 어딕티드 유(So Addicted to You)’다. 너에게 중독됐다는 의미다. 자신에게 혹은 자신이 중독되길 바라는 신유미를 만났다. 윤상이 표현한 ‘흑마술’과 같은 음악을 만들어낸 신유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내보인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겼다.

◇“떳떳하고 자부심 있는 뮤지션”

쉽게 갈 수 있었다. 하루 빨리 음반을 내자는 주위의 요구도 있었다. 스승 같은 존재인 윤상 역시 다른 뮤지션이 써준 곡으로 데뷔를 하자고 권유했었다. 하지만 신유미는 내키지 않았다. 자신의 음악과 색깔을 찾는데 계속 집중했다. 잠을 자기 전에 자신의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그 노래를 들으며 고칠 부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걸 특히 좋아했다. 강한 자기애가 엿보였다.

“‘보이스 코리아2’ 나가고 보니 나는 그저 노래하는 애였다. 싱어송라이터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또 내 팬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슈가 되는 것과 내 음악을 찾아 듣는 건 다른 문제였다. 정말 한 분이라도 내 팬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 떳떳하고 자부심 있게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2013년에서 2014년 쯤 결정하고, 작곡과 프로듀싱에 집중했다.”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인기보다 일부 몇 몇이라도 자신의 음악을 깊게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랐다. 그런 사람들로 팬들을 채워야 꾸준히, 멀리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단다. 이 태도가 ‘보이스 코리아’를 비롯해 주위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곡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가수들이 치고 나갈 때 용솟음치는 조바심을 견딜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이었다.

“단순히 화제가 되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신유미 노래’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 들어도 좋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5~6년을 버티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누군가 보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나의 음악이 엄청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결과물이 없을 때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다.”

그리고 그 때의 신유미를 ‘욕심꾸러기’, 지금의 자신을 ‘어엿한 음악인’이라고 했다. 5~6년 전의 신유미보다는 분명 성장이 있었다는 발언이다.

“5~6년전. 그 때는 그냥 욕심꾸러기였다. 뭐든지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으면, 이제는 내려놓을 줄도 안다. 음악도 안다고 생각한다. 지식으로든 내공으로든.”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 “사랑이 어떻게 쿨하니?”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중에 만들어진 수십여 개의 곡 중 추리고 추려서 나온 앨범이 ‘소 어딕티드 유’다. 일종의 사랑을 전하는 앨범이란다. 누군가에게 중독됐다는 내용이 담긴 ‘소 어딕티드 유’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그대와 나 OH OH’, 사무치는 이별의 아픔을 그린 ‘너 없는 밤’, 집착과 미련의 감정이 절절한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 새로운 출발을 전하는 ‘나의 빛’으로 구성됐다. 앨범을 쭉 듣고 나면 신유미의 색감이 잡힌다. 진하고 걸쭉한 색감에, 감정의 진폭도 크다. 쿨한 느낌 그런 거 없다.

“내 마음 속에는 ‘찐따’가 하나 있다. 지질한 애다. 어른의 몸으로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 애들이 푹푹 올라올 때마다 컨트롤이 잘 안 된다. 사람을 사랑할 때 절대 쿨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리스너가 그렇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그렇듯 앨범에 스토리 라인을 넣는다. 신유미도 마찬가지다. 분명하게 잡히는 부분도 있지만, 희미하게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 신유미는 이렇게 설명했다.

“‘소 어딕티드 유’는 인트로다. 소설책 보면 현재가 나왔다가 회상으로 가지 않나. 1번 트랙은 현재다. 2번 ‘그대와 나 OH OH’는 회상이다. 진하게 사랑하는 내용이다. 3번 ‘너 없는 밤’은 이어서 헤어지고 슬픈 한 여인의 아픔이다. 4번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는 다시 누군가에게 집착하고 미련을 갖다가 또 다시 상처를 받아 산산이 부서지는 것으로 끝난다. 5번 ‘나의 빛’은 훌훌 털어버리고 일이든 사랑이든 다시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시 무언가에게 중독되는 1번으로 가는 게 이번 앨범의 스토리 라인이다.”

복합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중독이다. 1번부터 5번 트랙까지 무언가에 홀린 듯한 이미지가 연결된다. 계산된 선택이다.

“중독이라는 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생각이 나기도 하고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서, 때로는 숨기고 싶기도 한다.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유(YOU) 역시 인간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될 수도 있고, 물건이나 영화 같은 미디어가 될 수도 있다. 또 중독은 누구 혼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도 내 옆에 있었으니 가능한 것 같다.”

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 ‘흑마술’을 들려주마

이렇게 나온 다섯 곡을 두고 윤상은 ‘흑마술’의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너 없는 밤’을 들으면 검고 어두운 배경에서 슬픔에 잠겨 있는 한 여인이 떠오른다. ‘그대와 나 OH OH’는 비교적 밝은 멜로디지만, 역시 한 침대 위에 나란히 있는 두 남녀의 농밀함이 연상된다. ‘너의 사랑이 되고 싶어’는 처절 그 자체다. ‘나의 빛’은 이 모든 것들을 서랍에 넣고 숨을 가뿐히 쉬는 느낌이다. ‘흑마술’은 신유미의 음악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흑마술’이라니 정말 재밌지 않나요? 제 노래에서 그런 느낌이 전달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고 즐거워요. 마치 마술을 부리는 가수 같잖아요. 하하”

힘들 때 즐겨듣는 노래가 이소라의 ‘아멘’이라는 신유미의 꿈은 누군가가 고통에 처해있을 때 자신의 노래로 치유받길 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힘들 때 이소라 선배님의 ‘아멘’을 듣는 것처럼 누군가 역시 내 노래를 듣고 힐링을 했으면 한다. 그러면 정말 마술이 되는 건데, 내게 그런 마술 같은 순간이 오길 매일같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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