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윙 엔터테인먼트
한쪽에서는 고소 및 고발에 따른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한쪽에서는 쇼케이스와 팬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한창이다. 어떤 팬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 중이고, 어떤 팬들은 데뷔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Mnet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X’)에서 선발된 엑스원은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데뷔를 하게 됐다.
엑스원은 이례적으로 투표 조작 논란에 휘말린 상태에서 데뷔를 하게 됐다. ‘프듀X’ 마지막 방송에서 로또보다도 가능성이 낮은 확률의 패턴을 보인 득표수로 인해 팬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급기야 Mnet이 제작진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경찰이 정확한 득표수를 공개한다고 해서 ‘경찰듀스’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도 달렸다. 팬들이 모여 만든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프듀X’ 제작진은 검·경 동시에 수사를 받게 됐다.
27일 현재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데뷔를 강행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 깨끗한 상태에서 데뷔해도 늦지 않는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순위 변동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예정대로 데뷔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며, 피와 땀을 흘려가며 실력을 쌓은 연습생들의 노력이 오히려 희석된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편법 또는 불법적인 행위가 버젓이 자행된 상황에 엑스원이 성공을 이루는 것은 새로운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표 조작 행위가 수사 중인 가운데, 이들의 연예계 활동은 가요 도덕적 해이를 방관하는 셈이 된다. 신뢰성 구축을 위해서라도 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 데뷔를 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다.
여러 정황상 이들의 데뷔가 시기상조로 보이지만, 매니지먼트를 맡은 스윙 엔터테인먼트는 별다른 발언 없이 언론 및 팬 쇼케이스 개최 등 및 각종 마케팅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Mnet은 22일 연습생들의 노력과 심경 등 연습 과정이 담긴 ‘X1 FLASH’를 방송했다. 데뷔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해하는 연습생들의 모습은 일종의 동정심을 유발한다.
이 방송은 조작과 데뷔와 관련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도 해석된다. 한쪽에서는 수사를 의뢰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힘없는 연습생들을 내세워서 홍보를 하는 모순적인 행태라는 의견도 나온다.
Mnet 관계자는 “워너원이나 아이즈원 때도 진행된 방송이다. 통상적으로 진행되던 방송이라, 엑스원에도 적용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조작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별로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팬들도 있는가 하면, 이들의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며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부정적인 시각과 반대로 “데뷔는 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는 25일 올라온 엑스원 데뷔곡 ‘플래쉬(FLASH)’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은 184만회를 기록 중이다. 워너원의 ‘에너제틱’ 티저 영상이 180만회, 아이즈원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티저는 141만회, ‘비올레타’는 171만회였던 것을 감안하면 뜨거운 화력이다.
또한 엑스원의 고척스카이돔 데뷔 무대는 선예매 티켓 오픈만으로 전석 매진됐고, 앨범 예약판매는 8만장을 돌파했다. 김요한과 김우석을 주축으로 한 중국 팬덤들의 공동구매 소식도 연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엑스원 멤버들은 기존 워너원과 아이즈원 못지않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들이 놓여 있는 상황이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다. 27일 쇼케이스와 함께 음원을 발매하는 엑스원이 주어진 굴레를 어떻게 극복할지, 아니면 부적절한 범법 행위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는 그룹으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