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제공
다소 아쉬운 시청률 성적은 받고 있는 ‘멜로가 체질’이지만, 마니아들의 응원은 뜨겁다. 감독, 배우들은 시청률에 대한 솔직한 속내와 즐거웠던 촬영 현장, 남은 분량의 매력을 언급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수다 블록버스터’다. 한 지붕 아래에 사는 동갑내기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담기고 있다.
영화 ‘스물’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로 기대를 모았었다. 현재 1.5%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청춘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 공감대를 높였다는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병헌 감독은 아쉬운 성적에 대해 “나이 어린 20대 초, 중반 사촌들과 드라마를 보는데 이해를 못해서 질문을 하더라. 내가 그 지점까지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 포용력이 좁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한다. 부담감과 압박은 있지만, 주어진 1%가 뜨겁다. 그 수치로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자평했다.
그의 말처럼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이 감독이 뜨거운 반응에 대해 “이해를 해주시는 분들은 깊게 공감을 해주신다. 다만 그 타겟층이 한정적인 것 같다. 그 공감치가 커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호평받는 이병헌 특유의 ‘말맛’에 대해서도 “드라마를 구상한 지가 오래됐다. 기자간담회 때도 이야기했지만, 10년 치 일기장을 다 턴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첫 드라마 연출에서 배운 것들을 토대로 다음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글과 드라마를 동시에 연출한다는 게 모험이었는데, 모험 끝에 너덜너덜해진 것 같다. 하지만 또 하고 싶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계획적으로, 덜 힘들게 에너지를 분산시켜서 영리하게 해보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 보조 작가 임진주 역의 천우희는 주인공이자 화자로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가는 특별한 경험에 대해 감사했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는 부담도 있었다. 처음 해보는 캐릭터인지라 조금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 좋은 대본과 사람들, 감독님, 스태프에게 도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촬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나도 배우로서 한 계단 성장했다는 마음이 든다. 연기력이 늘었다는 게 아닌, 진주라는 캐릭터를 만나 가장 자유로웠고, 즐겁게 고민 없이 할 수 있었다. 내 자신을 조금이나마 깬 것 같다. 프레임에 갇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JTBC 제공
다만 대사량이 많은 것은 힘들었다. 천우희는 “지금까지는 내면 연기를 주로 소화해 눈빛으로 표현할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말로 많이 풀어냈다. 연기할 때 대사도 많은데, 화자로 나오기 때문에 내레이션도 해야 한다. 부담은 좀 있었다. 내가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할지 걱정을 했다. 경쾌하게, 느리지 않게 잘 전달해야 했다. 그러나 대사나 내레이션 자체가 공감이 많이 됐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 이해하니까 수긍이 되고,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스타PD 손범수 역의 안재홍 또한 “대사가 많아 힘든 것도 있었다”고 공감했지만 “얼마 전에 촬영이 종료되고, 시원섭섭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미 있는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5개월 넘는 시간이 뜨겁고, 즐거웠다. 꿀처럼 진하고 행복한 시간들이 작품에 담겨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했다.
남은 분량에서는 특유의 매력들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천우희는 “어떤 강력한 한방이나 자극적인 느낌은 없다. 각자의 이야기가 잘 녹아있다. 대사들을 곱씹을수록 더 진한 여운이 남아있다. 남은 회차들도 같은 방식일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어서 마지막 엔딩을 봤을 때 충만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반환점을 돌고, 뿌린 것을 거둘 때가 됐다. 진주와 범수의 키스신 정도는 스포일러를 해도 될 것 같다. 로맨스와 눈물, 예측불허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해 남은 분량을 기대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