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다” 흔히 여행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여행하면서 종종 다투고, 가족끼리도 웃으며 갔다가 화내며 오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걸음걸이 속도, 맛 취향 등이 맞는 사람을 그만큼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럴까. 마음 맞는 여행 동료를 찾기보다는 혼자 여행 가는, 일명 ‘혼행족’이 증가한지 오래다. 혼행은 혼밥, 혼술, 혼영 등과 함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여러 분석이 나온다. 어떤 이는 연애조차 안하는 세대가 여행을 누구랑 같이 가겠느냐 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정보가 넘쳐나서 혼자 여행 다녀도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혼행의 장점은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보고 싶은 장소, 하고 싶은 일을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먹고 보고 한다. 난 앉아 쉬고 싶은데, 동행인이 걸음을 재촉하거나, 거꾸로 난 마음이 급한데, 동행인이 철퍼덕 쉬어버리면 그때부터 자칫 ‘여행 남남’(?)이 될 수 있다.
혼행의 장점이자 단점은 외로움이다. 하루 이틀 정도야 상관없지만, 3일 이상 혼자 여행하다보면 사람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친화력이 있는 사람은 여행 온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혼행의 의미를 흐린다. 그 외로움을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의미 전환을 하는 이들도 있다. 어느 사람은 그 외로움을 버티지 못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혼행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숙박에서부터 음식, 가야할 방향을 모두 본인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앞서 언급한 외로움도 어느 순간 극복 대상으로 다가온다. 안전도 고민해야 한다. 특히 해외 혼행을 가는 이들은 더더욱 그렇다. 동행인이 있을 때와 다르게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요즘은 온전한 혼행족이 아닌 반(半) 혼행족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때문이다. SNS에 현재 자신의 여행기를 올리고 피드백을 받는다. 또 지인들과 수시로 모바일 문자를 하고 영상 통화를 한다. 장점이자 단점인 ‘외로움’이 자리 잡을 새가 없다. 몸만 홀로 여행을 온 셈이다.
그래서 혼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완전한 혼행’이라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SNS에는 여행이 끝나고 한꺼번에 올리거나, 가급적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이들이다. 극단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놓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지도만 들고 홀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일단 홀로 떠나보는 거다. 혼행 후 나에 대해 알게 되고,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우선 짐을 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