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의 과학적 주장이 모두 진리일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과학을 흔들림 없는 지식이요 진리라고 여긴다. 그런데 과학에 대한 이런 이해는 현실에서 과학 이론을 접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 과학자와 저 과학자가 하는 말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끈이론이 우주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이론이라고 많은 물리학자들이 주장하지만, 어떤 물리학자들은 그것이 입증되지 못할 엉터리 이론이라고 이야기한다. 과학과 비과학 간의 다툼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과학에서 그렇게 대립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 불과 10여 년 전에 들었던 것과 최근 듣는 내용이 상반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후손이 태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과학의 정설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가능했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과학이 진리를 말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이 책은 ‘과학 vs 과학’의 대립에 주목함으로써 보통 사람들의 그런 과학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사람들은 과학이 불변의 확정적 진리를 향해 주욱 직진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좌충우돌하며 지그재그로 나아가는 것에 더 가깝다.
교과서에선 그런 대립의 과정이 생략되어 매끄러운 직선만 보일 뿐, 과학자들끼리 어떤 방향이 맞는지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며 다퉈온 수많은 역사가 존재한다. 이 책은 그렇게 과학이 대립을 통해 발전한다는 사실과 함께, 오늘날 우리가 때론 상반된 내용을 말하기도 하는 과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도 알려준다.
박재용 지음 | 개마고원 | 2020년 10월 30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