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CEO의 고정보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보험사 임원은 해외와 달리 성과가 나빠도 높은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보수 중 기본급 비중이 64%인데 반해 미국 보험사 CEO는 기본급으로 16%만을 받았다.
22일 보험연구원이 펴낸 '보험회사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보험사 임원의 총보수 중 기본급 비중은 68%로 나타났다. 보험사 임원 1인당 평균 총보수 2억 9100만원이고, 이 중 기본급이 1억 9400만원이었다. 나머지 성과보수 가운데 3년간 나눠 이연 지급하는 비율은 50%로 총보수의 16%에 그쳤다.
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보험사 임원 보수를 모두 분석한 결과 기본급 64%, 단기 성과급 19%, 장기(이연 지급) 성과급 17%였다.
반면 미국 보험사 CEO는 장기성과급 비중이 73%에 달했고 기본급과 단기 성과급 비중은 각각 16%, 5%에 그쳤다.
보고서는 보험사 CEO 보상체계에서 성과보수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ROA·ROE)과 장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과보수의 비중을 늘리고, 그중 주식보상(스톡옵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등)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장기 성과급의 실효성을 키우려면 서구권 보험사처럼 성과에 따라 이연 지급분을 축소 또는 환수하는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수십 년짜리 장기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경영진이 단기 실적에 매몰되기보다 장기 손익 개선에 노력하도록 보상체계가 설계돼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통상 4년, 영국과 호주는 7년가량 변동 성과급을 이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에도 기본급을 꾸준하게 받고 있는 임원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CEO 보상체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장기 재임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보험사 CEO 평균 재직연수는 약 2~3년으로 '단명'에 그치고 있다. CEO들은 단기간 내 실적을 늘리기 위해 매출 증대 위주의 경영전략을 짜 기업가치 증대를 이루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전문가는 "업체들이 장기 상품을 판매하면서 정작 CEO는 2~3년 안팎 '단명'에 그치는 것이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