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H) 소속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으로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엔 혈세 소송전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지구 공공주택 추진 중 주민들의 소송에 의해 막히자 대형로펌을 선임해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LH가 주민들에게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상위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공공주도 정책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24일 LH 관계자는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 혈세 소송전 논란에 대해 "판결 수용시 서현지구뿐 아니라 정부 주택공급 정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면서 "재산권이 직접 제한당하고 있는 지구 내 주민의 권리 등을 감안해 상급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LH의 고심이 드러난 대목이다. 최근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으로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이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 장관이 주도한 2·4 부동산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주문하며 변 장관의 사의를 당장 수용하지는 않았다. 시한부 유임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시한부 장관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변 장관과 관련한 악재가 또 터졌다. 바로 혈세 소송전 논란이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지역 주민 536명은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H는 1000만원을 들여 법무법인 진성을 선임해 대응했다. LH는 2019년 5월 서현공공주택지구 조성 계획이 확정되기 앞서 2월에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내놓았다. LH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에 대해 사업지구 내에는 분포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서에 기술했다. 주민들은 맹꽁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이 부분에 반발했다. 법원은 결국 지난달 10일 주민들이 지적한 LH의 '부실 환경평가'을 인정하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 추진 주택 사업이 주민들에게 막힌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LH는 곧장 세금 5000만원을 써서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하며 항소심에 나섰다. LH의 혈세 소송전 해명을 살펴봤을 때 그동안 변 장관 아래서 강력한 공공주도 주택공급을 정부가 추진했으나 소송전에 패소할 경우 자칫 주택공급 정책의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LH 일부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나오면서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이 위기를 맞았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성남 분당갑)은 "'LH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불도저'식 공공 주도개발을 밀어붙이는 것은 오만이자 국민 기만이다. 정부가 할 일은 지금이라도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항소를 취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H, ‘논란의 소송전’ 이어가는 까닭..“주택공급 정책 전반 흔들릴 수 있다”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3.25 09:48 | 최종 수정 2021.03.25 10:51 의견 0
(사진=LH)

소속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으로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엔 혈세 소송전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지구 공공주택 추진 중 주민들의 소송에 의해 막히자 대형로펌을 선임해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LH가 주민들에게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상위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공공주도 정책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24일 LH 관계자는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 혈세 소송전 논란에 대해 "판결 수용시 서현지구뿐 아니라 정부 주택공급 정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면서 "재산권이 직접 제한당하고 있는 지구 내 주민의 권리 등을 감안해 상급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LH의 고심이 드러난 대목이다. 최근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으로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이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 장관이 주도한 2·4 부동산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주문하며 변 장관의 사의를 당장 수용하지는 않았다. 시한부 유임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시한부 장관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변 장관과 관련한 악재가 또 터졌다. 바로 혈세 소송전 논란이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지역 주민 536명은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H는 1000만원을 들여 법무법인 진성을 선임해 대응했다.

LH는 2019년 5월 서현공공주택지구 조성 계획이 확정되기 앞서 2월에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내놓았다. LH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에 대해 사업지구 내에는 분포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서에 기술했다. 주민들은 맹꽁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이 부분에 반발했다.

법원은 결국 지난달 10일 주민들이 지적한 LH의 '부실 환경평가'을 인정하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 추진 주택 사업이 주민들에게 막힌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LH는 곧장 세금 5000만원을 써서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하며 항소심에 나섰다. LH의 혈세 소송전 해명을 살펴봤을 때 그동안 변 장관 아래서 강력한 공공주도 주택공급을 정부가 추진했으나 소송전에 패소할 경우 자칫 주택공급 정책의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LH 일부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나오면서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이 위기를 맞았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성남 분당갑)은 "'LH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불도저'식 공공 주도개발을 밀어붙이는 것은 오만이자 국민 기만이다. 정부가 할 일은 지금이라도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항소를 취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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