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계동 사옥 (사진=연합뉴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합병설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특별한 계획을 세운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입찰제안요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라며 "다만 상장 추진까지 언급할 단계는 아니고 확정된 특별한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발송했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추진을 두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실탄을 마련한 뒤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서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10조로 추정하고 상장이 이뤄진다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가진 정 회장은 1조원대의 실탄을 준비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관련 시나리오 중에는 현대건설과 합병도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정 회장의 지분 11.72%는 합병회사 지분으로 바뀌지만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되는 만큼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건설업계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건설업계 시평 1위자리가 바뀔 수도 있는 까닭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2020 시공능력평가'에서 7조6770억원의 시공총액을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12조3953억원으로 업계 2위다. 양사의 시공총액은 단순 합산할 경우 업계 1위인 삼성물산(20조8461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38.62%를 보유하고 있고 주택 시장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쓰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 건설사 모두 비슷한 영역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굳이 합병을 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겹치는 영역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물리적인 합병일 경우 사이즈는 커지겠으나 그 이상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