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사업대표(좌), 정항기 관리대표(우)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각자 대표체제를 알리면서 매각에 대한 대비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적잖은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향후 인수합병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인수합병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수도 있고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매각 문제를 놓고 이처럼 노조와 갈등이 부각되는 걸 회사에서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각자 대표체제는 경영을 이원화시켜 비싼 값에 매각하려는 것"이라면서 사측이 발표한 각자 대표체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는 "그간 산은과 KDB인베스트먼트는 현장을 등한시하고 대우건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면서 재무제표 수치 개선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조의 대우건설 경영체제에 대한 비판은 지난 14일에도 있었다.
노조는 당시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의 경영간섭으로 대우건설이 기형적인 경영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사장 인선과 관련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해달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성명 발표가 있은지 9일 만인 지난 23일 대우건설은 김형 사장 연임이 결정됐으며 정항기 CFO 부사장이 관리대표 사장으로 승진됐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대우건설 측은 각자대표 체제가 회사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사 측 설명대로 각자 대표체제가 외부에서 벌어지는 매각 상황에 대한 대처에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의 반발 수위는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노조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 등으로 회사 매각에 나선다면 이를 저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각자 대표체제가 가진 장점이 있고 단점도 있다. 다른 회사도 각자 대표체제를 갖춘 곳이 있다"며 "사모펀드만 들어와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에 대해 충분히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어떤 식으로 인수합병이 이루어질지는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