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열린 제2회 LH 혁신위원회 (사진=LH)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친인척 등을 동원해 부동산 투기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쇄신을 이어가는 LH가 당정의 혁신안까지 더해져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일 LH 관계자는 "투기 사건으로 국민분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김현준 사장 취임 이후 자체 쇄신안 등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정책 사업을 맡아서 하고 있는 만큼 거듭된 내부 쇄신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발표에 따르면 LH 직원 77명과 친인척과 지인 74명 등이 투기 관련 수사로 적발됐다. 적발된 151명 중 4명은 구속됐으며 126명은 계속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경찰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LH 개발 담당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친인척과 지인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내부 쇄신 거듭하는 LH, 국민 신뢰 회복 언제쯤
LH는 김현준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조직 내부에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고 투기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규제를 마련했다. 실거주 외 다주택자 승진 제한과 전·현직 직원들의 사적 모임 금지 등 자체 혁신안을 내놨다.
LH가 다각도로 투기 사태 재발 방지에 나섰는 등 국민 신뢰 회복에 잰걸음을 내고 있으나 '해체' 수준 혁신안이 변수다.
LH 혁신을 외치는 당정이 '일벌백계'·'해체수준'·'환골탈태'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정작 당정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LH조직구조 개편 등 근본적인 혁신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거론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은 당정 간 이견으로 최종안 마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정부는 해체라는 단어에 집착해 LH 구조를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자회사가 수익성 사업에 몰두해 공공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거복지를 위해 LH가 떠안은 누적적자는 120조원이다. LH가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 지금까지 도맡아 한 공공사업 규모를 봤을 때 LH의 완전 해체도 쉽게 꺼낼 수 없는 상황이다.
당정 사이에서 LH 혁신안을 두고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자 당정은 이르면 다음 주 중 LH개혁안을 두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