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쿠팡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영광과 환희, 곤혹을 오가고 있다. 올초 쿠팡이 나스닥 상장과 상장 첫날 주가 급등 소식이 신문지상을 장식할 때까지만 해도 미국의 아마존과 비교되며 성공한 유니콘 기업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그간 심심치 않게 들려왔던 노동자 사망 소식에 6월 이천 물류센터화재, 쿠팡이츠 가맹점주 사망 소식까지 더해지며 쿠팡에 위기가 닥쳤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과 쿠팡을 비교하며 ‘제2의 남양유업이 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고 이후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쿠팡에 닥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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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가 2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각기 다를 이유다.
먼저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늘 위험한 곳에서 불안해하며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노동자 중심의 물류센터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쿠팡 측에 전환 배치된 노동자들의 적응을 비롯한 실질적인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과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전국 물류센터 안전 점검·훈련 시행 등을 촉구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화재 초기 쿠팡 측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했던 물류센터 노동자 A씨가 참석했다. 그는 “글을 올렸던 이유는 쿠팡물류센터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신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 쿠팡은 거짓말로 반박하기를 멈추고, 경찰 조사에서 진상 규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이날 쿠팡이츠로 양산된 블랙컨슈머들로 인한 점주들의 고통을 토로했다.
이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별점·리뷰 제도가 ‘블랙컨슈머’를 양산해 점주들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며 “쿠팡이츠는 소비자 리뷰에 점주가 댓글조차 달 수 없어 대응 수단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에서는 분식집 점주가 고객의 무리한 환불 요구와 환불 처리를 요청하는 쿠팡이츠에 시달리다가 쓰러졌다. 쓰러진 점주는 뇌출혈로 숨졌다.
■ 쿠팡 “사실 왜곡하는 노조의 주장, 갈등 부추기고 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기자회견을 연 후 쿠팡 측은 “공공운수노조가 본인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 년 전 퇴사한 직원의 일방적인 근거로 쿠팡을 비방하는 등 사실 왜곡을 통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화재 현장에서 침착하게 대응한 동료 직원들의 명예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쿠팡에 따르면 화재로 일터 잃은 직원 97%인 1446명에 대한 전환배치 완료 및 급여 100% 지급을 마쳤다. 쿠팡이 퇴사를 종용하고 강제 전배를 한다는 주장과 달리 덕평물류센터 직원 중 23일 기준 전환배치 대상자 전체 1484명의 97%인 1446명의 배치가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쿠팡은 “전배된 직원들의 적응을 위해 수도권 20여 곳의 물류센터에서는 환영행사와 오리엔테이션을 갖기도 했으며, 쿠팡은 전배 지역에 교통편이 없는 경우 셔틀버스 노선을 신설했다”면서 “ 아직 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직원들도 최대한 희망지에 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70%의 휴업수당을 지급하라며 쿠팡이 근무하지 않은 직원들을 무급으로 놓아둔 것처럼 주장하지만 실제로 쿠팡은 근무를 하지 않은 기간에도 직원들에게 급여의 100%를 지급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허위 주장을 계속하는 노조의 행태는 쿠팡은 물론이고, 화재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도 근로의지를 보이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도 오히려 피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쿠팡은 노조가 불과 2일을 근무한 직원을 내세워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의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폭로를 한 이들이 쿠팡에서 근무한 모든 기간은 수 년 전 단 2일, 5일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