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도곡동 개포럭키아파트 위치도(자료=서울시)
개포럭키아파트 정비사업에 다수의 대형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총 128가구에 불과한 사업지이나 뛰어난 입지와 높은 사업성에 수주 과열 우려가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개포럭키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합은 지난 2일 현장설명회(이하 현설)를 열었다. 현설에는 ▲포스코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총 10개의 건설사가 참가했다.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등도 개포럭키아파트 현장에 조합설립인가 축하현수막을 걸며 관심을 보였으나 현설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1986년 준공된 개포럭키아파트는 2개동 최고 8층, 128가구 단지로 구성됐다. 이번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4층~지상28층, 공동주택 186가구로 탈바꿈한다.
개포럭키아파트는 소규모이지만 사업성과 입지에서 강점이 있어 대형건설사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매봉역 바로 앞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개포럭키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사업 용적률을 310.53%로 적용했다. 역세권 시프트 규정을 최초로 적용하면서 이 같은 용적률을 내세울 수 있었다. 역세권 시프트 사업은 역세권(지하철역 250m 이내)에서 주택을 짓는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일부 넘겨받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상향해주는 제도다.
통상 용적률이 높을수록 사업성이 좋다. 일반적인 서울 재건축 사업지의 용적률이 200%를 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치다.
정비업계에서는 개포럭키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할 경우 향후 강남권 교두보 마련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포럭키아파트를 포함한 '도곡동 재건축 4총사' ▲개포한신아파트(620가구) ▲개포우성4차(459가구) ▲개포우성5차(180가구) 사업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강남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포스코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워 강남 공략에 나서고 있는 DL이앤씨 등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입지다.
대형건설사가 수주전 참전 의지를 보이면서 과열 경쟁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 등에 시공사 불법행위 단속에 나선 사례가 있다.
개포럭키아파트 역시 소규모 재건축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알짜 사업지'로 평가 받고 있어 치열한 물밑작업이 예상된다.
최근 각 건설사가 컨소시엄 전략을 택하며 무리한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있으나 소규모 사업지는 얘기가 다르다. 대규모 공사일수록 컨소시엄을 이루는 경우가 많지만 중소형 정비사업은 굳이 손을 잡을 이유가 없다. 리스크 분배를 고려할 정도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탓이다.
수주전이 과열될 경우 금품 수수나 향응 등 불법적인 행위가 성행할 여지가 크다. 이 경우 사업 지연 등 조합원 피해 우려가 있어 건설사와 조합 차원에서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개포럭키는 소규모 사업지지만 사업성과 입지가 워낙 좋다"며 "컨소시엄 수주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여 건설사간 출혈 경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수도권 정비사업이 줄어 대형 건설사들도 서울 주요 입지의 소규모 재건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강남권의 역세권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자사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 개포럭키아파트 사업이 가진 메리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