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사진=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체제 포스코건설이 과감한 수주 전략을 통해 강남권의 '신흥 왕좌' 자리를 꿈꾼다.
포스코건설이 30일 서울 강남구 개포럭키아파트 수주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소규모 단지이지만 강남 서초 진출에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사업지인 만큼 수주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럭키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합은 내달 2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입찰 마감일은 9월 13일이다.
개포럭키아파트는 현재 2개동 최고 8층, 129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지만 강남권 입지라는 점이 대형건설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단계부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이 단지에 축하 현수막을 내걸며 조합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포스코건설은 2018년부터 '더샵'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워 강남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2019년 신반포18차 337동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신반포21차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강남 정비사업에 강자인 GS건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다.
포스코건설이 대형건설사와 각축전에서 다시 한 번 시공권을 확보한다면 강남권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사진=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도시정비사업 키워드는 강남·서초 진출 교두보 마련
한 사장 체제에서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4위에 복귀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2년 연속 2조원이 넘는 신규 수주를 거뒀다. 상징성이 큰 강남에서도 정비사업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사장의 과감한 수주전략은 후분양 카드에서 엿볼 수 있다.
신반포21차 재개발 수주 당시 조합원들에게 이자 부담이 없는 후분양을 제안했다. 회사 자체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시까지 공사를 수행하고 이후 일반분양해 공사비를 지급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조합원이 입주 때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 부담이 없도록 했다.
신반포21차 조감도(자료=포스코건설)
후분양은 통상적으로 시공사 부담이 크다. 청약자의 중도금으로 시공비용을 조달한 만큼 후분양으로 전환하면 자금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가 후분양제 도입에 대해 반대한 이유다.
반면 조합 입장에서는 분담금이 내려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집값이 꾸준히 우상향한 추세를 봤을 때 후분양의 경우 분양가는 오르고 결과적으로 조합원의 분담금이 내려간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강남권 진출에 사세를 집중하며 시공사의 유리함보다는 조합원의 유리한 측면을 내세우고 있다. 적극적인 사업 의지가 조합원들의 혜택을 늘리는 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5월 남서울종합시장 시장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80억원 대여, 대안설계를 통한 추가수입 창출, 평면개선(85타입·88타입), 분양대금 입주시 100% 등을 제안해 일감을 따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개포럭키아파트에도 후분양 카드를 제안할 지는 아직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다만 실제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다면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