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자 중고차 시세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자 중고차 시세가 상승하고 있다. 출고가 오래 걸리는 신차 대신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린 탓이다.
19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8년식 현대차 팰리세이드 이달 최고가는 3802만원으로 올해 1월(3482만원)보다 9.2% 상승했다.
2018년식 현대차 코나 중고차 최고가는 1991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4.4% 올랐고 최저가(1579만원)는 8.9% 상승했다. 2018년식 투싼은 최고가(2565만원)와 최저가(1650만원)가 각각 3.5%와 3.2% 올랐다.
또 중고차매매브랜드 AJ셀카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4세대 카니발의 8월 시세는 전월 대비 8%, 4세대 쏘렌토는 4% 상승했다. 아반떼 AD는 7% 올랐고 더 뉴 아반떼 AD는 33%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경우도 일부 있다. 다만 이들 중고차는 출고된지 몇 개월 안 된 인기모델인 경우다.
엔카닷컴에 올라온 중고차 중 2021년식 기아 카니발 2.2 디젤 9인승 시그니처 모델은 4580만원으로 신차(4105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높다. 2021년식 현대차 투싼 1.6 가솔린 터보 2WD 모던도 2970만원으로 신차(2435만원)보다 높았다.
중고차 업계는 매물 감소도 우려하고 있다. 신차 출고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기존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면서 매물이 늘어나는데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판매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세다.
AJ셀카 기준으로 지난달 중고차 전체 거래량이 전월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 그랜저 IG의 거래량은 45%, 아반떼 AD는 44%, 제네시스 ‘G80’은 39% 줄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인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신차 출고 지연이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차는 당초 계획 대비 8월은 약 10%, 9월은 20%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 역시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부족으로 재고 축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올해 4월 출시한 K8의 경우 6개월 가량 출고를 기다려야 하며 스포티지·쏘렌토는 4∼6개월, 카니발은 5개월까지 대기해야 한다.
현대차 아반떼는 4개월이 걸리며 코나는 3∼4개월, 투싼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