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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의 약 500명이 자원자가 특별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에 희망퇴직 조건도 근래 가장 좋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영업점은 통폐합으로 사라지고 희망 퇴직자는 최소 4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년 1월 42개 점포를 기존 점포와 합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도 지점 24개와 출장소 11개를 1월에 통폐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새해 첫 달부터 각각 지점 2곳, 7곳의 폐점을 예고했다. 우리은행(24개)과 농협은행(7개)도 올해 말까지만 영업하고 기존 영업점과 합치기로 했다.
은행권의 지점 통폐합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디지털 금융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이용 고객이 늘어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까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영업점 수는 지난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가 감소했으며 올해(6월 말 기준)는 79개가 줄어든 6326개로 집계됐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시중은행 영업점은 예적금과 대출 업무 등의 처리 비중이 크게 줄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오프라인 점포 운영을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은행권은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도 영업점 정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점포 줄자 은행원도 급감
급격한 영업점 감축으로 인해 일할 곳이 사라지자 은행원 역시 그 수가 점차 줄고 있다. 특히 올해는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나는 인력 규모도 역대급에 이를 전망이다.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특별퇴직(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500명이 자원해 같은 달 29일 자로 은행을 떠났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인력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거나 임박한 직원, 경력 전환을 구상하는 직원 등을 상대로 1년에 한 번 특별퇴직을 진행해왔다. 최근 수년간 특별퇴직자 수는 ▲2015년 962명 ▲2019년 154명 ▲2020년 29명으로 2015년 이후 6년 만에 올해 가장 많은 직원이 특별퇴직을 선택했다.
올해 희망퇴직은 만 42~50세 이상, 근속 기간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최대 6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1년에 한 번씩 특별퇴직을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조건이 더 좋아져 신청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청산에 나선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소매금융 직원 2500여명뿐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 직원도 포함됐다.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최대 7억원 한도 안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창업·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로 지급된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희망퇴직자는 씨티은행 예상 퇴직자 수를 합하면 최소 40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1~6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은 2628명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원들의 희망퇴직이 늘어난 것에 대해 퇴직 조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데다 허용 연령이 40대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근무 기간과 직급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이 희망퇴직을 하면 특별퇴직금을 포함해 4억∼5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자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기도 편하고 은행들도 디지털 금융 전환에 맞춰 희망퇴직을 인력 재편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