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신한금융이 CEO 인사를 마무리하며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사진=KB금융, 신한금융)
‘리딩뱅크’를 두고 경쟁 중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최고 경영자(CEO) 인사를 완료했다. KB금융은 3명의 대표이사를 교체했고 신한금융은 6명을 바꿨다. ‘성과’와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뤄지면서 세대교체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12월 말 임기가 끝나는 7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4곳의 계열사는 현재 대표이사를 추천했고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이 신임 대표이사를 추천받았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의 신임 대표로는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총괄(CSO)이 추천됐다. KB생명보험에 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KB저축은행에 허상철 KB국민은행 스마트고객그룹 대표를 추천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12월 임기 만료 후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현재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금융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다. 이창권 후보는 다양한 직무 경험과 성공적으로 이끈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보상을 받았으며 이환주 후보는 지주·은행 내 재무·전략 등 핵심 직무 역량을 인정받았다. 또 허성철 후보는 폭넓은 경험과 그간 보여왔던 혁신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KB증권,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는 박정림·김성현, 이현승, 황수남, 김종필 현 대표이사를 대표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재추천된 대표들의 임기는 1년이다. KB금융은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후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이병철 신한신용정보 대표(맨 왼쪽부터) (사진= 각 사)
■ 신한, ‘능력’ 위주의 파격 행보
신한금융도 이날 계열사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 10명 중 6명을 교체하고 4명을 연임했다.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뤄지면서 라이벌 회사의 사장을 지낸 인물을 새롭게 CEO에 추천하는 이례적인 행보도 보였다.
전통 자산과 대체 자산 부문 각자 대표제를 도입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까지 KB자산운용 사장을 지낸 조재민 전 사장(전통 자산 부문)을 추천했다.
또 신한금융그룹 최초로 여성 CEO도 배출했다.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전문회사인 신한DS 대표에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신한리츠운용 사장에는 1969년생(만 52세인) 김지욱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발탁했다. 이 외에 제주은행장에는 박우혁 전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아이타스 사장에는 정지호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신용정보 사장에는 이병철 퇴직연금사업그룹장 부사장을 각각 추천했다. 연임자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년, 초임자는 2년이다.
아울러 지주 내 핵심 부문인 CSSO(전략·지속가능), CFO(재무), CDO(디지털)을 차세대 인재로 모두 교체했다.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CSSO에는 고석헌 경영관리팀 본부장이 상무로 발탁됐고, CFO에는 현 신한베트남 법인장인 이태경 본부장이 선임됐다. CDO는 외부에서 영입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미래 성장동력인 자본시장 분야에서 단기간 내 그룹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차세대 경영진’ 라인업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권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라고 설명했다. 금융·자본시장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빅·핀테크의 공습이 격화하자 ‘세대교체’로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