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금융지주들이 내년에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금융그룹들이 내년에도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도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자산시장의 위축 가능성,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5300억원) 대비 33.3% 늘었다.

‘리딩뱅크’ 경쟁을 벌였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순익 4조원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줬던 우리금융도 그룹 숙원인 ‘민영화’를 이뤄냈고 이자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고른 성장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과 NH금융지주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올해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호실적을 낸 것은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가 9월까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31조3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 2022년 전망도 밝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이 내년에도 4~5% 정도 성장할 것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큰 축인 은행이 올해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금리가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내년부터 강화된 가계대출 추가정책으로 NIM(순이자마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2022년 은행주들의 추정 순익은 19조3000억원~20조2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5.1~10.2% 늘어날 것”이라며 “금리 상승 영향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전망도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종의 보수적인 실적 추정 관행을 감안 시 실제 이익은 현재의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도 내년도 금융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은행 업종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금리상승이 은행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부채관리가 강화되며 가계와 기업의 대출 성장률은 올해보다 줄어들겠지만 여신금리가 상승하며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진단했다.

■ 가계부채·인플레이션 등은 부담 요인

다만 과도한 가계부채와 인플레이션, 자산시장의 위축 가능성,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더불어 여기에 내년 대선으로 인한 정치적 요인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실질 성장률이 어느 정도일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은 잠재적인 부실 위험도 줄여가면서 수익성도 보전하고 있다”며 “다만 정권 교체기라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도 “내년 3월 대선 실시 등 정치적 이슈에 따른 규제 강화 가능성은 은행주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