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태가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가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2000억원대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 재개 여부가 29일 결정된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가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면서 일단 상장폐지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거래 재개냐 개선기간 부여냐를 두고 이날 결론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열려 오스템임플란트 안건을 두고 심의 중이다. 특별한 이슈가 아니면 통상 기심위는 4시전후로 끝나지만 예민한 이슈일 경우 오후 6시 넘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거래소 측은 오늘 결론이 나는 즉시 공시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말 사내 재무팀장이 20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으로 지난 1월3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날 기심위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유지, 상장 폐지, 개선기간 부여(1년 이내)를 두고 결론을 낸다.
우선 가능성은 낮지만 상장 폐지로 결론이 나면 코스닥시장위원회로 공이 넘어가며 20여일간 재심의를 받는다. 이때 개선기간이 부여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오스템임플란트가 외부감사기관인 인덕회계법인이 진행한 내부감사 결과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면서 상폐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상장유지 결론이 나오면 당장 내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이럴 경우 연초대비 증시가 10% 이상 떨어진 상태인데다 일시적인 악재 반영 등을 이유로 단기 폭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개선기간 부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정' 감사의견에도 불구하고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선 '부적정' 의견을 받은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향후 내부통제 절차와 운영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CEO는 "회사측이 감사와 사외이사 등 대부분 교체키로 하는 등 거래재개 요건이 갖춰졌으면 풀어야 한다"며 "1년뒤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개선기간 부여를 하는 것 자체는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현금으로 주식을 산 경우를 제외한 신용거래를 통한 투자자들, 또 이미 30~40% 수준에서 상각을 해둔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선 거래재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개선기간 부여가 맞다"면서도 "다만 재발 방지에 대한 소명과 조치가 이뤄졌다면 거래재개가 보다 시장 친화적인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스템임플란트의 영업 지속성, 국내외 매출 상황, 수익성 등이 충분히 확인됐다. 앞서 벌어진 횡령 손실을 다 반영해도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라며 거래재개 가능성에 다소 무게를 실었다. 다만 "감사의견상 회계관리 비적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 자체의 보완 필요성도 있어 다소의 개선기간이 부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대폭 물갈이할 방침이다. 엄태관 대표이사 1명을 제외한 이사진 전원을 교체한다. 또 이사진을 현재 5명에서 7명으로 늘리는 대신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워넣을 계획이다. 경영 투명성을 위해 감사위원회와 윤리경영위원회 등도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