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심의 결과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직원의 20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이 유지되고 오는 28일부터 주식 거래를 재개한다. (사진=연합뉴스)
20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넉달여 거래가 중단됐던 오스템임플란트가 28일 거래를 재개한다.
이제 시장 관심은 주가 향방이다. 거래가 중단된 기간 잇달아 터진 글로벌 악재들이 주가에 미반영돼 있다. 당분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 진폭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일 당장 이미 상각 처리한 기관 매물과 실망한 개인 매물 출회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이를 매수타이밍으로 보는 이들 또한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치열한 주가 공방이 예상된다.
27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정확히 115일만의 거래 재개다. 거래소는 "주총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한 사실과 자금관리에 대한 내부회계관리 제도 운영 적정성 등을 제3의 전문기관을 통해 검증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고 상장유지 이유를 전했다.
앞서 기심위는 지난 달 29일 '심의속개'를 결정했었다. 상장폐지나 거래재개 등을 당장 판단하지 않고 회사 측의 개선계획이 얼마나 잘 이행되는지 더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였다. 이에 대해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시장 안팎의 예상을 벗어난 결정(심의속개)은 개선기간을 부여하기에는 성장성과 기업밸류가 뛰어나고, 그렇다고 당장 거래를 재개하려니 몇가지 걸리는 지점이 있었다"며 "한달여 추가 점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제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은 주가 향방이다. 거래가 정지된 지난 1월3일 이후 글로벌 이슈들이 쏟아졌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신냉전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 이는 국내외 증시와 자산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웠고 주가지수 역시 연초대비 10% 이상 낙폭을 보였다. 개별종목의 경우 특별한 개별 악재 없이도 20~30% 하락이 기본이 됐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횡령건을 논외로 하면 오스템임플란트관련 업종인 의료기기, 헬스케어분야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라면서 "다만 전체 시황이 안좋다보니 동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쪽이 훨씬 많다"고 내다봤다.
오스템임플란트를 고유계정에 담아둔 기관투자자들 역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0% 안팎에서 상각 처리해둔 기관들은 거래재개를 기다려온 상황. 다양한 글로벌 악재와 금리 변화 속에서 향후 주식시장 상황이 예측불허인만큼 손실확정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식을 펀드에 담아둔 기관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당장 국내외 증시의 반전 가능성이 떨어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지면 다시 사는 한이 있어도 일단 손실을 확정하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기관들의 경우 국민연금 등 규모가 큰 연기금을 제외하면 보통 손절에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하루면 충분하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기관 보유비중은 10%대 중반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전업투자 중인 전직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헬스케어와 고령화 수혜를 그대로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길게 보면 급락시 매수가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며 "다만 내일은 수급이슈가 워낙 예민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 하한가 수준의 낙폭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수와 개별종목 낙폭을 감안하면 20% 가량 떨어져도 보합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펀더멘탈 등을 감안할 때 그 이하 가격대로 가면 매수해 볼만한 주식"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동향도 주요 변수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외국인 비중은 작년 말 기준 43.74%다. 라자드펀드(10.18%) 외에 노르웨이국부펀드, 빅토리캐피탈, 피델리티운용, 뱅가드, 블랙록 등이 보유하고 있다. 횡령사태 이후 라자드펀드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매각설이 돌자 회사 측은 "확인결과 사실무근" 입장을 내놓으며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라자드의 경우 국내 컴플라이언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기관과 달리 앞서 상각처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추론이다.
한편 전날 오스템임플란트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1분기 매출액이 2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역대 1분기 실적 중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 역시 100% 이상 증가한 512억원을 달성, 분기 첫 500억원 돌파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시장 한 관계자는 "횡령사고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이정도 1분기 실적을 내놨다는 것에 의구심이 드는 측면도 없잖아 있다"면서 "다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기업인만큼 회계법인들이 더 꼼꼼하게 보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