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아비커스와 SK해운이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사진은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2.0 시스템을 살펴보는 선장과 항해사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가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아비커스는 2일 SK해운과 18만㎥급 초대형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선박에는 아비커스의 2단계 자율 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이 탑재됐다.
특히 이번 항해는 자율운항 기술로 선박을 제어해 대양을 횡단한 전 세계 첫 사례로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이 선박은 지난달 1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의 프리포트(Freeport)에서 출발해 파나마 운하를 통과, 태평양 횡단 등 33일간의 운항을 마치고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도착했다. 총 운항 거리는 약 2만km 중 절반인 1만km를 하이나스 2.0을 적용해 자율운항했다.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 2.0’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경로와 항해속도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날씨와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하이나스 2.0이 탑재된 선박은 최적 경로로 자율운항하며 연료 효율을 약 7% 높였다.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은 약 5%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운항 중 타 선박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해 충돌 위험을 100여차례 피했다.
특히 이번 항해는 자율운항 기술의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객관적 입증을 위해 미국선급협회(ABS)와 한국선급(KR)의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진행됐다. 아비커스는 미국선급으로부터 이번 자율운항 대양횡단의 결과증명서를 받은 후 올해 하반기 중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 해소뿐 아니라 사람의 실수를 원천 차단해 안전성을 높이고 오염물발 저감 등이 가능하다”며 “미래 해상 모빌리티의 혁신기술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즘 커리지’호의 고영훈 선장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은 이번 테스트에서 항로 유지, 자율 변침과 선박 회피 등에 큰 도움이 됐고 선원 항해 업무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비커스 임도형 대표는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자율운항 1단계 기술을 넘어 실제로 선박을 움직이는 2단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대형 상선뿐 아니라 소형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까지 고도화해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율운항 기술을 선보인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내 벤처 1호로 지난 2020년 12월 출범했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12인승 크루즈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2022에서 자율운항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미국선급협회와 선박 자율운항기술의 단계별 기본인증을 위한 협력에 나서는 등 자율운항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