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이천 공장이 화물차주 파업 여파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유통업계 곳곳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부담이 큰 유통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주류업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이 파업 여파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자 편의점업체들은 최근 하이트진로 주류에 대해 발주 제한에 들어가는 등 긴급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반에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확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미니스톱은 최근 가맹점들의 참이슬·진로 등 일부 주류의 발주를 제한한다고 고지했다. 세븐일레븐도 각 매장에서 발주 때마다 이들 제품을 각각 1박스씩만 주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마트24는 하이트진로 소주 병 제품에 대해 각각 3박스씩까지만 발주하도록 했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운송 위탁사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주류 제품의 출고에 차질이 빚어지자 조치에 나선 것이다.
앞서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등지에서 총 26차례 파업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제품을 출고를 하는 과정에서 공장 측과 화물차주와의 갈등이 격해지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천·청주 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등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파업 여파로 평소 대비 공급량이 59%대로 감소했다.
맥주 시장 점유율 53%로 1위인 오비맥주도 매년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파업 전면 돌입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늘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만큼 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으로, 미리 출하량을 평일 대비 늘려놓는 등 최대한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등 일부 유통업체들 역시 주류 발주 제한에 들어가거나 미리 공급량을 확보해 두는 등 파업 여파에 대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주말부터 참이슬 2종, 진로이즈백에 대해 점당 1박스씩 발주 제한 조치에 들어간 상태”라면서 “화물연대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돌입한 만큼 공급에 얼마만큼 차질이 빚어질지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는 참이슬, 진로 영향을 받고 있는데 제조사 등 현장 상황은 오늘 이후로 더 봐야할 것 같다. 업체들 마다 물류차 증대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24도 조치에 대해 “지난 4일부터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등 병 상품에 대해 점당 각 3박스까지 발주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페트소주는 현재까지 발주제한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U 측은 "현재까지는 센터에서 확보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일부 센터에서 하이트진로 주류에 대해 발주 제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CU 역시 파업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급 조절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S25 측은 “현재로는 발주 제한 조치는 없는 상태로, 향후 파업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파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은 기존에 확보한 센터에 있는 물량으로 대처하고 있다. 오늘과 내일 파업 상황에 따라 대응 방안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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