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2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이달 말 베트남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2일 롯데건설의 베트남 호찌민 신도시 개발 사업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5만㎡ 부지에 연면적 68만㎡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 쇼핑몰과 오피스·호텔·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만 9억달러(약 1조1600억원) 수준인 초대형 프로젝트다.
특별사면 후 첫 해외 출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특별사면으로 글로벌 경영 활동에서 제약이 해소되며 인수합병(M&)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움직임이 예상되는 시점에 이번 출장 일정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의 첫 행선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롯데그룹이 동남아 시장에 힘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동남아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공을 들인 중국에서 큰 상처를 입은 롯데그룹의 대안으로 지목됐다.
동남아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특히 평균 연령이 젊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롯데그룹이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베트남에는 약 19개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임직원 수만 1만명 이상에 달한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기공식이라는 특수한 일정이 없더라도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거는 시점에서 신동빈 회장이 직접 점검할 필요성이 큰 시장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구체적으로 롯데GRS는 1998년 베트남 진출 이후 38개 이상 지역에 270여 개 롯데리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15개 점포를, 2014년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2개점을 운영 중이다.
호텔롯데는 2013년 호찌민 레전드 호텔을 인수했고, 2014년에는 롯데호텔하노이를 오픈했다. 2017년 다낭공항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첫 진출한 롯데면세점은 2018년 나트랑깜란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을 오픈하는 등 베트남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베트남 다낭시내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날 예정”이라며 “그러나 자세한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