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2차 감식이 17일 진행된다. 감식 결과에 따라 화재 원인과 손해배상이 결정될 전망이다. 과거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와 KT 아현지사 화재 사례를 볼 때 SK C&C의 피해 보상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SK C&C 데이터센터 2차 감식…전체 셧다운 합당했나 규명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2차 감식이 예정됐다. 소방당국은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화재 원인을 정밀하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화재 조사에 따르면 화재 원인은 전기적인 요인으로 추정됐다.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무정전전원장치(UPS) 3E-1랙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경찰 측은 1차 현장감식에서 “지하 3층 배터리 랙 5개가 완전히 불에 탔다”며 “배터리 주변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걸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국과수와 소방당국은 이날 2차 감식을 통해서 데이터센터 설계가 화재에 취약했는지, 대규모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데이터센터 전체 전원을 차단한 것이 합당했는지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화재 당시 전체 셧다운 조치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진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 감전 사고 등이 우려돼 전체 셧다운을 해야 했다”며 “안전을 위해서 부득이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 2차 감식 결과 따라 책임·배상 규명…카카오, SK C&C에 구상권 청구할듯
책임소재·손해배상 등도 이날 2차 감식 결과를 토대로 규명할 전망이다. 카카오 등 피해 고객사들은 먼저 고객에게 보상을 한 후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배상 규모는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 SK C&C는 사태 전원을 끈 서버들에 전기 공급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피해 보상 논의에 대해서는 사태 수습 후 감식 결과를 토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 C&C 관계자는 “현재는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향후 고객사와 손해배상 관련 피해 규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사례를 볼 때 SK C&C 손해배상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는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가 있었다. 삼성SDS 공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받은 보험금 규모는 약 318억원이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화재 사태와 관련해 SK C&C 박성하 대표 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도 증인으로 불려갈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SK C&C, 카카오, 네이버 등 실무 대표를 부르는 방향을, 더불어민주당은 기업 오너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향을 놓고 대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