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둔촌주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만기를 하루 앞두고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부동산 PF대출 부실화에 따라 건설업계 위기감도이 고조되던 상황에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오는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둔촌주공 PF의 ABSTB 차환을 마무리했다. 시공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 7231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만기는 내년 1월 19일로 단기채다.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본격적인 공사 재개에 앞서 지난 8월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사업비 대출 7000억원 연장 요청을 했다가 거절됐다.
조합이 시공단의 보증을 통해 발행 받은 ABSTB 차환에 실패한다면 사업 지분에 따라 각 건설사가 보증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증권사들이 기존 사업비 7000억원에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한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도 시도했으나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현대건설은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750억원을 지불해야 했다. 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도 1645억원씩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해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대형건설사도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자금 시장 경색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차환에 문제가 생긴다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둔촌주공 시공단이 사업비 차환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우려도 다소 불식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를 대상으로도 자금 경색에 따른 우려가 나오긴 했으나 이는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둔촌주공 단기채 발행 이후로는 조금은 업계 위기론이 가라앉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경직된 자금시장에 조금씩 다시 활기가 돌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