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CEO미팅. (사진=CJ그룹)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 위기 속에 유통가는 서둘러 인사를 발표하며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1일 유퉁업계에 따르면 CJ, 신세계 그룹 등은 예년 보다 빨리 정기 인사를 앞당기고 전략 수립에 착수하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 중 CJ그룹은 지난달 24일 가장 빨리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보통 11월에서 12월 사이 인사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한 달 정도 인사 발표 시점을 앞당겼다. CJ그룹은 2020년과 2021년 모두 12월에 정기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CJ그룹이 올해 인사를 앞당긴 이유는 경영 환경이 불안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력인 식품사업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환율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CJ그룹은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되는 2023년은 그룹의 미래 도약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중기 비전 중심의 미래성장을 내년 이후 일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인사 시기를 당겼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중기비전의 속도감 있는 실행을 위해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올해 보다 내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판단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능력있는 젊은 인재를 발탁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기조는 유지됐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J주식회사의 경우 그룹 전반의 대외환경 대응력 강화 차원에서 경영지원대표를 신설,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됐다. 기존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를 맡고, 강호성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대표가 대외협력 중심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방식이다.
CJ는 임원인사 직후 2023~2025년 새 중기비전 전략 실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인사 단행 3일 후인 27일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내년 이후 그룹의 성장 전략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신세계그룹도 최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 이 같은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백화점부문은 신세계 손영식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서머캐리백 논란’이 일었던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는 교체됐다.
또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임기가 연장됐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이번에 재신임을 받으면서 계속해서 이마트·SSG닷컴 대표를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성장을 선도하고,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해 중용했다”며 “앞으로도 신세계그룹은 도전적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하는 것은 물론,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기반한 엄중한 인사 기조 또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