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옥동 신임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신한은행 제공)
신한금융그룹이 새 수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선택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인사가 예상 밖의 깜짝 인사라면서도 내년 이후 본격화될 경기 침체 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적극적 인사 결정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8일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향후 3년간 신한금융지주를 이끌 새 수장으로 진옥장 신한은행장을 내정했다.
성재호 신한금융 회추위원장은 진 내정자에 대해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서 경영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바 있으며 유례없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차별적 전략 위기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은행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내실있는 견조한 성장을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진 행장의 우수한 경영 능력은 실제 실적에서 고스란히 증명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2조592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는 물론 KB국민은행을 앞서는 성과를 달성해 1위 리딩뱅크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진 행장이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리더로 발탁되면서 향후 특유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 개혁 및 문화 개선 등에 성과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진 행장은 라임펀드 사태 이후 다양한 리스크 해소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을 단행함으로써 관련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는가 하면 조직 변화를 통해 신한은행 각 영업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예상밖 선택…새로운 리더십으로 도약"
이날 신한금융그룹의 진 행장 내정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선 조용병 회장이 3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조 회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하겠다”며 투표 대상에서 자신을 제외시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신한지주 이사회의 판단이) 획기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오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며 “신한도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 안팎에서 금융권 수장 교체 시그널이 잇달아 나온 역시 이번 신한금융 이사회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CEO선임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 일각에선 관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의 수장이 새롭게 교체됨에 따라 금융권 수장들의 교체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수장들은 손병환 NH금융지주 회장(2022년 12월)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2023년 3월) 등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 말 종료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 CEO들로선 이번 신한금융의 결정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