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사진)를 차기 대표이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사진=KT)
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결정했다. 구 대표의 디지털플랫폼 전환인 ‘디지코(DIGICO)’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KT는 이사회에서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구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연임이 확정된다.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심사위)는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연임 심사를 진행해 적격하다는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해 추가 심사가 진행됐다.
구 대표가 경선을 자처한 이유는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국민연금은 KT의 지분 10.35%를 갖고 있으며, 최근 KT와 포스코 등을 지목하며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대표 선임 절차에 대해 기존 대표가 유리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구 대표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연임 절차의 당위성을 얻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는 그간 외부 전문가 추천 등을 통해 후보군을 추렸다. 업계 관계자는 “KT 고위 경영진과 외부 후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후보들은 경영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향후 계획 발표와 면접 등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구 대표가 적임자로 판단을 받았다. 구 대표는 35년간 KT에서 근무했고, 지난 3년간 KT를 지휘하며 성과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대표이사로 취임 후 디지코 전환을 선포했다. 이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비통신 영역의 사업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 올렸다.
그 결과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을 일으키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에 KT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총 12조589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법적 이슈에 대해서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 대한 정관과 관련 규정을 확인한 결과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사회는 주요 주주가 요청하는 ‘지배구조 기준과 원칙 정립’에 대해서 철저히 준비해 KT가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KT 관계자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구현모 대표는 2023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과정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