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평가를 받은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에도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완판에 실패했다. 다만 둔촌주공으로만 국한한다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계약률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0% 수준의 계약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부가 전체 부동산 시장 연착륙 대책으로 내놓았다는 점을 놓고 보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 힘을 싣기에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둔촌주공의 완판을 통해 분양시장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던 건설업계도 올해 분양 계획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건설·분양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 정당 계약률은 70% 가량으로 추정된다.
정당계약에서 완판에 실패했으나 예비당첨자들을 고려했을 때는 충분히 완판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남은 물량의 5배수까지를 예비당첨자로 뽑은 게 아닌 기존 물량 자체에서 예비당첨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예비당첨자들의 계약과 함께 물량이 전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소형 평형에서의 계약률이 문제다. 미분양 물량이 절대 다수일 것으로 보이는 초소형인 29㎡는 예비당첨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 진행도 배제할 수 없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계약률은 한때 40%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00건 미만인 점 등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깊어지던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까지 돌면서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흥행에 실패한다면 건설·부동산 시장은 물론 금융시장에까지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실거주 의무와 중도금 대출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전매제한을 축소하는 이른바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특정 단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을 앞두고 발표한 탓에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대적인 완화가 '둔촌주공'의 계약률을 끌어올리는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50%를 밑돌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70%까지 계약률이 나왔다는 건 선방이라는 평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30% 가량이 미분양 물량으로 추정되는데 예비당첨자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조합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계약률을 나쁘게 평가할 요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졌던 만큼 건설업계에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완판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반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던 터다.
그러나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PF를 일시에 상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된 80%의 계약률에도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분양 시장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부의 대대적 규제 완화도 부동산 침체 속 고분양가 논란과 금리 인상 기조에 꺾인 시장 분위기를 극적으로까지는 돌리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분양가와 분양 시기 등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로 고분양가 논란을 빗껴간 올림픽파크 포레온 옆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계약률 100%를 달성하며 조기 완판에 성공했다. 전용 59㎡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7억7500만원으로 올림픽파크 포레온에 비해 4억원 가량 낮은 가격이 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윤 팀장은 "둔촌주공 사례만으로 올해 부동산 시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결국은 개별 단지별로 분양가 책정이 흥행 성적을 좌우할 테고 시공사들도 합리적인 분양가를 제안하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